'선진 경영인'이냐 '독재형 총장'이냐는 논란속에서 교수들의 반대로 연임에 실패한 어윤대 전 고대 총장이 최근 고대의료원의 연구성과가 부각되면서 다시 화제의 중심으로 떠르고 있다.
어윤대 전 총장은 재임시절 고대의료원 신입교원 전원에게 SCI급 논문발표 실적을 요구해 내부 반발을 산 바 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최근 고대의료원의 연구성과가 크게 높아지자 의료원내에서는 그의 방침을 재평가하는 분위기다.
최근 몇년간 고대의료원의 연구성과는 괄목할만 하다.
불과 3-4년전만 하더라도 의료원 교원들이 제1저자로 발표한 SCI논문이 100여편에 불과했지만 2006년에는 400여편에 이르는 등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고대의료원내에서는 이러한 연구성과가 어윤대 총장의 고집덕분이라는 분석이 무성하다.
비록 당시에는 교원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교수들의 반발을 샀지만 어 총장이 신입교원 전원에게 SCI급 논문을 요구하겠다는 고집을 꺽지 않은 결과 현재에는 교원들의 연구능력이 크게 신장되었다는 것이다.
고대안암병원의 한 교수는 14일 "사실 가뜩이나 교원을 확보하기 힘든 상황에서 신입교원 전부에게 SCI논문 발표실적을 요구하는 방침은 납득하기 힘들었다"며 "특히 임상교원 등 펠로우급 의사들 중 SCI급 논문을 발표한 의사는 드문것이 사실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그는 "각 대학병원마다 실력있는 의사들을 확보하는데 혈안이 돼있는 상황에서 SCI논문 등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해 교원진입 문턱을 높이자 일선 교수들의 반발이 거셌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금 놓고 보면 연구능력을 갖춘 교원들을 선발한 것은 고대의료원의 미래를 봤을때 바람직한 선택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의료원의 보직자들과 교수들은 어 총장의 고집을 재평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비록 독단적인 정책으로 반발을 사기는 했지만 고대의료원의 미래를 생각했을때 바람직한 정책이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고대의료원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전국 어느 의대에서도 신입교원 선발시 SCI논문을 요구하는 예는 찾기 힘들다"며 "이는 국내 의료환경 속에서 진료능력과 연구능력을 겸비한 의사들을 찾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에는 고대의료원의 5년 뒤 10년 뒤를 낙관하는 교수들과 보직자들이 늘고 있다"며 "연구능력을 갖춘 신입교원들이 의료원에 자리를 잡는 수년 뒤에는 고대의료원이 국내 최고의 연구역량을 갖춘 의대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