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이재용)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김창엽)이 연초부터 세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달 초 심평원이 '심사평가정보센터'라는 독자 연구센터를 추진키로 해 양 기관 노조간 기싸움이 벌어진데 이어, 이번에는 역할 재정립이라는 해묵은 논쟁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공단은 최근 보험자 역할을 강화하고, 심평원은 중립적 심사자로서 정책업무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양 기관간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복지부에 제출했다.
공단은 이 보고서에서 "심평원이 심사·평가를 통한 보험자의 업무지원보다는 정부의 정책결정지원 등 보험자의 역할을 수행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보험자가 수행해야 할 '요양급여 인정여부 및 급여범위와 수준 결정' 등의 업무를 심평원에서 수행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
이에 반해 공단은 급여의 지불방식과 급여수준 결정에서 제외되어 있는데다, 진료비 심사에 대한 재심사 권한 등 견제장치가 미흡해 보험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공단은 따라서 보험자가 수행해야 할 업무를 공단으로 일원화하고, 심평원은 중립적 심사자 및 판단자로 양 기관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단은 "약가 수준의 결정, 수가 및 보험정책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심평원의 고유기능에 부합되지 않는다"며 △수가·약가·재료대 등 요양급여비용에 관한 업무 △진료비 허위청구 및 본인부담금 과다 부과여부의 확인 △건강보험제도 및 정부정책과 관련된 조사·분석·연구 등을 공단측으로 이양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 심평원의 역할로는 전문심사기구로서 진료비 심사 및 적정성 평가 일원화에 대비해 조사·분석 기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단은 "공단이 보험자로서 정부의 정책 지원과 포괄적인 정책집행 등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심평원은 정책입안 및 집행기능이 아닌 요양급여비 심사자와 판단자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