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6차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15일 오전 11시 신라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한의사 상호인정을 반대한다며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기자회견은 당초 신라호텔 정문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경찰의 저지로 오전 11시 30분이 다돼서야 신라호텔 길 건너편인 장충교회 앞에서 진행됐다.
기자회견을 주최한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청년한의사회)는 '국민건강권을 파괴하는 한미 FTA를 저지, 전문직자격 상호면허 인정 추진 또한 반대'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의대생 3666명, 한의사 2243명이 서명운동에 참여, 총 5909명의 서명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에서 청년한의사회는 성명서를 통해 "17개의 전문직을 인정받고 1개의 전문직(한의사)을 내주는 것은 이익이 아니냐는 논의는 의료를 경제적 이익으로 맞바꾸기 할 수 있다는 발상"이라며 "국민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미 FTA협상은 한의사 이외에도 광우병 쇠고기 수입,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완화, 포지티브 리스트 무력화 등 국민의 건강을 침해하는 수 많은 사안들에 대해 협상하고 있다"며 "한의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심각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자리에 참석한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오종렬 공동대표는 "민족의학을 살리기 위해 반만년을 싸워 왔는데 이제 미국에게 민족의학인 한방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며 "한미 FTA에 대한 한의사들의 강경한 입장과 저지운동에 대해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직후 청년한의사들은 '국민이 한미 FTA에 사약을 내리다'라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통해 한의계의 반대 입장을 더욱 분명히 했다.
이날 퍼포먼스에서 길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은 한 한의대생은 '한미 FTA 죄인'이라고 적힌 종이를 목에 걸고 '한의사를 죽이는 전문직 상호인정 추진' '광우병쇠고기 수입강요' 등 죄명이 적힌 종이를 몸에 붙히고 사약을 받는 역할을 맡아 한미 FTA협상에 대한 한의계의 분노를 표현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미FTA저지 한의계 공동대책위 이경규 위원장, 대한한방전공의협의회 정운기 기획정책부장, 경원대학교 한의대 박왕용 교수,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한의과 한미FTA 비상대책위원회 김영수 위원장, 전국한의과대학학생회연합 김정현 의장 이외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회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