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급 의료기관과 달리 개원가의 양한방 협진시스템의 주도권은 한의계가 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양한방 협진 체계를 갖추고 진료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대부분이 하나의 간판을 내세울 경우 ‘한의원’을 표방하고 있으며 복수면허자도 한의원 개원이 보편적인 행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개원가의 협진시장에서 한의계가 주도권을 갖고 가는 이유는 의료계가 한방에 배타적인 흐름을 갖고 있기 때문.
의사면허 취득이후 한의사면허를 획득 개원 중인 백태선 원장(예풍한의원)은 “의료계는 한방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어 협진에 적극적이지 않은 반면 한의사는 자신들의 부족한 부분을 양방으로 채워나가는데 관심을 갖고 있어 개원가의 협진에서는 한의계가 주축이 되고 있다” 며 “이같은 인식차는 자금력을 가진 의사와 한의사의 개설 관심사를 다르게 하는 점”고 말했다.
백 원장은 이어 “양방의 경우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큰 반면 한방은 이러한 경향이 거의 없어 환자 유치에 있어 한의원 표방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된다” 며 “특정 클리닉 표방시 의과보다 한의원 표방이 유리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복수면허자의 한의원 개원 선호의 이유도 “한방 전문 의사라는 표현 적절할 것 같다” 며 “내과나 외과를 표방하면서 한방의 진료범주를 스스로 제한하기 보다는 양쪽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성을 충분히 발휘하기 위한 발로” 라고 설명했다.
협진 의원들도 백태선 원장도 비슷한 견해다. 아토피·알레르기 등 특정 클리닉 표방시 피부과의원을 표방하기 보다 큰병원 선호도가 낮은 한의원을 선택하는게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첫 협진 시스템을 구축한 C한의원은 네트워크의원으로 다른 지점은 피부과를 표방하는 반면 유독 ‘한의원’을 메인으로 세웠다. C한의원 관계자는 “피부과가 아토피만을 특화해 개원시장에서 생존하기는 쉽지 않다” 며 “실험적으로 한의원을 표방한 결과, 환자들에게 충분히 어필을 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장클리닉을 내세운 B한의원도 양한방을 불문하고 너도나도 뛰어드는 비급여시장에서 협진은 환자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매력적인 모습이라고 설명하면서 치열한 가격경쟁에서도 약간이나마 더 자유로운 한의원과 협진을 동시 표방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