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중소형 병원들이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아예 문을 닫는 최악의 사례까지 잇따르고 있다.
부산 북구 구포동에 위치한 A 병원. 112개 병상에 80명의 환자가 입원해있던 이 병원은 12일 구내 식당 철수를 마지막으로 병원 문을 닫았다.
은행대출금과 거래처 어음 등 70억 원을 막지 못해 최종부도 처리된 것이다.
사상구 주례동 B병원의 경우 이보다 앞선 지난 1월 23일 관할 사상구에 6개월 휴업신고를 내고 운영을 중단했다. 이 병원 역시 2억 5천만 원 상당의 채무 부담을 해결하지 못해 사실상 부도상황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에는 사상구 괘법동 C병원이 문을 닫았고 현재 인근 D병원도 경영 위기설이 나돌고 있다.
이는 의료산업화와 의료시장 개방이라는 최근 추세 속에 지난 2001년부터 시작된 2차 진료기관의 위기상황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보건의료노조 부산본부 한 관계자는 "밑에서는 개인병원(의원)이 치고 올라오고 위에서는 대학병원이나 대형병원이 병실 확장 등을 통해 환자들을 흡수하고 있다. 의료 산업화와 시장 개방 추세 속에 중·소형 병원은 제도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아무런 대책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전했다.
중·소형 병원의 위기는 특히 상대적으로 소득수준이 낮은 부산지역 북구와 사상구, 사하구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나 의료 양극화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가 아파트가 집중된 해운대 등지에는 외국계 병원이나 국내 유명병원 유치가 활기를 띄는 반면, 북구·사상지역의 연쇄 부도 사태는 이 지역 주민들마저 대학병원이나 타지역 병원을 찾게 만들기 때문이다.
보건의료노조 또다른 관계자는 "저소득층 밀집지나 농촌지역에는 병원이 갈수록 줄어들고 대도시나 신형 주거지로 병원이 몰려들고 있다. 여기에 3차병원이나 최근 개설되는 개인병원의 경우 진료비 부담이 커서 저소득층은 병원 이용이 갈 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부산에서는 이밖에도 북구와 부산진구 등 일부 중·소형 병원의 경영위기가 계속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의료인들의 임금체불과 고용불안은 물론 서민층 의료서비스의 질적 저하 및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메디칼타임즈 제휴사/부산CBS 강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