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전주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전북의사회 제34차 정기대의원총회에 참석한 열린우리당 채수찬 의원(사진, 재경위소속)은 "(의료계는)실효성과 설득력 있는 방법을 이용해 의료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접근할 수 있는 로비력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채 의원은 이날 축사를 통해 이같이 말하고 "사석에서는 점잖게 나서는 의사들이 국회 활동에는 적극적이지 못한 것 같다"며 "정상적인 루트를 통한 문제제기와 의원들을 전담 마크해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채 의원은 "의료계가 최근 규탄대회를 연속적으로 개최했으나 국민들에게 이같은 방법은 효과가 없다"고 전하고 "농민들이 집회를 한다면 국민들이 귀를 기울이지만 존경받는 의사들이 거리로 나선다면 어느 누가 이해하겠느냐"며 의료계의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지적했다.
그는 일례로 재경위원회에서 논의한 비급여 소득공제와 관련, "성형과 보약의 소득공제를 반대하는 의료계의 입장은 서민적 관점에서 맞지 않은 논리"라며 "투명화되고 있는 시대흐름에 맞춰 세율을 낮추고 공개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채 의원은 특히 "미국 의사협회의 로비력은 막강해 정치현안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제하고 "한국 의료계도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업그레이드된 정공법으로 의료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국회를 통해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채 의원은 행사 후 가진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의료계의 정치능력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그는 "내가 말한 내용 중 잘못된 부분이 있느냐"고 반문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의료계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은 지금과 같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채수찬 의원은 "의료계의 로비력은 형편없다"고 언급하고 "로비는 반드시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인맥을 이용해 각 의원별 전담맨을 배치해 설득해 나간다면 의원들이 귀를 기울일 것"이라며 초보적 단계에 머물고 있는 의사집단의 정치력을 강도높게 제기했다.
채 의원은 "의료법 등 법안은 정부가 아닌 국회에서 최종 판결한다"며 "규탄대회가 아니라 로비를 통해 설득할 수 있는 단체로 거듭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전북의사회 한 젊은 대의원은 "채 의원에게 강력히 문제제기를 하고 싶었으나 지역구 의원을 감안해야 하는 회장단의 입장을 고려해 꾹 참았다"고 말하고 "의사들이 왜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는지 그 심정을 헤아려줬다면 저런 말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전북의사회는 회원명부 발간과 윤리위원회 활성화, 외국인 근로자 무료진료, 대국민 홍보 등 사업계획에 따른 3억 1917만원(전년대비 -9%)의 예산안을 가결하고 △일자별 청구 반대 △외래환자 정률제 반대 △전국단위 집회시 시도별 참석자 명단 공개 △환자유인 알선 행위 법제재 강화 등을 중앙대의원총회 상정안건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