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원장 낙하산 인사 파문 등으로 나날이 커져가던 원자력의학원의 노·사 갈등이 김종순 신임원장과 노조와의 담판으로 일단 진정기미를 보이고 있다.
1일 원자력의학원 등에 따르면 현재 김종순 신임원장과 노조는 의학원의 예산 확보 등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한다는 합의를 이뤘지만 의학원 발전방향에 대해서는 의견차가 여전해 갈등의 불씨는 꺼지지 않은 상황이다.
과거 원자력의학원 노조는 오는 4월 5일 독립법인으로 전환하는 한국원자력의학원의 초대원장에 김종순 전 방사선보건연구원장이 거론되는 것은 청와대의 낙하산 인사라며 극렬한 반대의사를 보였었다.
이에 인선 막바지에는 과기부 청사앞에서 외부인사 영입에 대해 반대하며 집회시위를 진행한 바 있으며 김종순 원장이 취임할 경우 바리게이트와 노조인원을 동원해 의학원의 진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러한 의학원내의 분위기를 인식한 듯 원자력의학원 설립위원회는 최종 후보로 선정된 3명의 후보 중 김종순 원장을 가장 차선의 후보로 지명해 인사위원회에 통보한 바 있다.
그러나 원자력의학원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외부인사를 통한 개혁이 있어야 한다는 각계의 지적에 따라 지난 3월 20일 김종순 원장이 한국원자력의학원 초대원장에 임명됐으며 이에 노조의 반발은 극에 달했었다.
하지만 김종순 원장이 취임식을 며칠 앞둔 지난 3월 22일 노조를 방문해 향후 병원발전 방향과 노조와의 협력구도 구축 등에 대한 담판을 성공시키면서 분위기는 반전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27일 개최된 김종순 원장의 취임식에 노조가 참석해 김 원장의 취임을 축하했으며 김 원장도 노조의 요구사항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를 약속하는 등 화해모드가 조성되기 시작한 것.
결국 취임식도 가지지 않은 김 원장이 적극적으로 노조를 찾아가 담판을 요구한 것이 노조와의 화해를 이끌어내는데 주효했다는 것이 의학원내의 중론이다.
이에 대해 김종순 원장은 "노조와의 갈등 원인에 대해 고민하다보니 결국 노조가 외부인사의 영입을 반대하는 이유는 의학원의 사정에 어두운 외부인사가 의학원을 이끌 수 있겠냐는 회의에 의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에 노조를 찾아가 현재 구상중인 의학원 발전방향과 추진계획을 상세히 설명한 결과 노조와의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노조와의 갈등은 서로를 잘 모르는 상황에서 일어난 오해였던 것"이라며 "향후 의학원이 가야할 길에 대해 합의를 이뤘으니 힘을 합쳐 독립된 의학원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원장이 그려놓은 의학원의 미래를 위해서는 노조와 또 한번의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종순 원장은 원자력병원의 역할을 다소 축소시키고 방사선의학연구에 매진한다는 계획이지만 노조는 한국원자력의학원의 설립목적에 '암병원'을 명시해 줄 것을 요구할 만큼 원자력병원의 부흥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종순 원장과 노조간에 이러한 사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추후 또 한번의 충돌은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김종순 원장이 적절한 리더쉽으로 노조를 보듬으며 자신이 그려놓은 청사진대로 의학원을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