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의료원장 지훈상)이 대학병원 처음으로 동문이나 유관기관이 아닌 일반인을 대상으로 대규모 후원의 밤 행사를 열었다.
특히 이날 행사는 재정 조달 여건이 열악한 대학병원들이 자발적이고, 자연스럽게 후원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보여줬다는 점에서 앞으로 병원 기부문화 활성화에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세의료원은 10일 오후 6시 30분부터 하얏트호텔에서 그동안 의료원에 기부금을 낸 후원자들과 환자, 보호자, 일반인, 동문 등 700여명을 초청해 ‘감사와 나눔을 위한 초청의 밤’ 행사를 성대하게 개최했다.
연세의료원은 과거 동문들을 초청해 후원의 밤 행사를 열긴 했지만 일반인을 대상으로 기부금 모금행사를 한 것은 처음이며, 다른 대학병원에서도 시도한 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후원의 밤 행사에는 박근혜 전한나라당 대표, 한덕수 총리, 김우식 과학기술부총리, 이만섭 전 국회의장, 김병수 전연세대총장, 박영식 전연세대총장, 세브란스병원 홍보대사인 탤런트 송일국 씨 등 사회각계 지도층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1900년 세브란스병원 건립을 위해 1만5천달러를 기증했던 미국인 기업가 세브란스씨 일가의 고손녀 M. 프랭키(50) 여사도 참석해 5천달러를 흔쾌히 기부했다.
특히 이날 연세의료원은 행사의 대부분 시간을 기부자에 대해 감사를 표하는데 할애, 후원자들에게 벅찬 기쁨과 자긍심을 심어줬고, 이를 통해 자발적인 후원을 유도하는 세련미를 선보였다.
지훈상 의료원장은 “122년을 한결 같이 사랑과 나눔을 실천해 준 것이 우리 병원을 최초, 최고로 만든 원천이며, 세브란스병원이 경쟁력을 갖게 한 원동력은 내부에 있었던 게 아니라 밖에 있었음을 잘 알고 있다”며 자신을 낮추면서 후원자들에게 수차례 감사를 표했다.
김대중 전대통령도 영상메시지를 통해 “연세의료원은 의료뿐만 아니라 교육, 연구, 진료 모든 면에서 세계적 의료기관으로 발전했으며, 이는 후원자가 있어 가능했다”면서 “여러분들이 연세의료원의 후원자로 참여해 더욱 발전하도록 성원해 달라”고 당부하고 나섰다.
이어진 비디오 상영에서는 이런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연세의료원은 비디오 상영에서 “세브란스 새병원이 최고의 의료기관으로 성장한 것은 기적이었다. 그 기적은 수억원에서 몇천원까지 후원해준 6천여명의 도움이 있어 가능했으며, 여러분의 정성이 살아 숨 쉬고 있다”면서 “최고의 의술로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연세의료원이 말기암환자 호스피스사업, 저소득환자 진료비 지원, 후진국과 재해국가 의료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으며, 재활병원, 정신건강병원, 어린이병원 등 수십억원의 적자를 감내하면서 운영하고 있는 것도 후원자들의 덕이라는 점도 부곽했다.
연세의료원이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는 세브란스 정신을 실천하고 있으며, 국민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달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연세의료원 관계자는 “대학병원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대규모 후원 독려 행사를 공개적으로 개최한 것은 기부와 후원으로 성장해 온 122년의 정통성을 바탕으로 앞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후원 독려 캠페인을 펼치겠다는 것을 공식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연세의료원은 세브란스 새병원 건립을 위해 총 56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기부금을 조성한 바 있으며, 앞으로 후원금을 확충해 연구기금이나 암병원 건립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