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인 불임 시술이 정자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서창석·지병철 교수팀은 16일 "체외수정술 등 반복적인 불임시술시 불임남성의 정자수가 현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03~2006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자궁강내 정자주입술 실패 후 재차 자궁강내 정자주입술 또는 체외수정시술을 받은 환자 53명의 정액 검사 소견 분석 결과이다.
자궁강내 정자주입술은 여성의 자궁 내에 운동성이 좋은 정자만을 골라 주입하여 임신율을 높이는 방법이며 체외수정은 자궁의 상태가 좋지 않거나 정자의 수가 모자라서 수정이 되지 않을 경우에 난자와 정자를 몸 밖으로 채취하여 시험관 속에서 수정을 하는 방법이다.
서창석 교수팀은 불임시술 방법에 따른 정액 검사소견의 변화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자궁강내 정자주입술 실패 후 자궁강내 정자주입술을 반복해서 시행한 38명(그룹 1)과 체외수정 시술로 전환한 15명(그룹 2)의 정액 검사 소견을 분석했다.
연구결과, 그룹 1의 경우에는 정자의 운동성이 유의하게 감소했고, 그룹 2의 경우에는 정자의 농도, 운동성, 총 운동성 정자수가 유의하게 감소하여 정자의 질이 더 떨어졌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결과는 불임 부부의 정서적 압박감과 불임시술에 대한 스트레스가 원인이고, 체외수정 시술로 전환 했을 때 정액 검사 소견의 저하가 더 심해지는 것으로 보아 불임 시술 자체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당함을 알 수 있다”며 “이전 시술에서 정상소견을 보였던 경우에도 반복되는 시술 과정에서 정자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는 불임 치료 중의 정서적 스트레스는 남성 생식기에 작용하는 자율신경계, 신경내분비계의 이상을 초래함으로써 정액 검사 소견의 저하를 유발할 수 있음을 반증하는 것.
이와 관련 서창석 교수는 "지금까지 불임 부부 중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를 적게 받을 것이라고 알려졌던 남성에게서 정자의 수가 현격히 감소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며 "불임 부부 중 남성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과 이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정서적인 환경 조성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