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과 복지부 공무원을 상대로 로비해 온 의혹 관련 보도가 잇따르자 의협 회원들이 곤혹스러움을 드러내고 있다.
의협 장동익 회장이 강원도의사회 정기총회 녹취록이 중앙 언론에 공개되면서 문제가 불거진만큼 비난의 화살은 장 회장의 입으로 모아지고 있다.
의협회원들은 로비 사실여부를 떠나서 9만 5천여명 의사회원의 수장으로서 그 같은 발언을 했다는 것 자체에 대해 당황스럽다는 표정이다.
또한 강원도의사회 정기총회 녹취록과 같은 내부안건을 누가 외부로 유출시켰는지에 대해서도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아무리 장 회장이 폭탄 발언을 했어도 내부적인 치부를 어떻게 외부에 공개할 수 있느냐에 대한 지적이다.
양천구 이모 원장은 의협회장으로서의 자질에 대해 문제제기했다.
이 원장은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지 로비와 관련해 이렇게 밝혀지면 앞으로 의협차원의 국회활동은 끝났다고 봐야할 것"이라며 "어느 국회의원이 의협을 파트너로 볼 것이며 누가 의협을 도우려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기대의원총회가 끝난지 몇일 안됐지만 임시 대의원총회를 긴급히 열어 회장 직무정지를 시키고 보궐선거를 진행해야할 지에 대해 논의해봐야한다"며 강하게 말했다.
경기도 김모 원장은 "어느 이익단체에서나 로비는 있는 일이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은 로비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어서 이번 보도 이후 국민들이 의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더욱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내부의 적에 대해 지적하며 녹취록을 공개한 인물의 도덕성에 대해 비난도 만만치 않다.
협회차원에서 로비는 필요악이고 밝혀져서는 안되는 부분인데 이를 녹취해 공개하려했다는 것 자체가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노원구 이모 원장은 "녹취록이 언론에 유출한 정모씨는 개인적인 악의가 의료계 전체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다"며 "이는 엄연히 이적행위이며 결국 피해는 의사 각 개인이 고스란히 떠안아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같은 의사라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이미 언론에 공개돼 이슈화된 만큼 무마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것 같아 의협 회원으로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