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고충처리위원회가 외래환자가 진료 받고 있는 진료실 안에 또 다른 외래환자가 대기하는 이른바 ‘공개진료’에 대해 제도개선을 하라고 보건복지부에 권고하고 나섰다.
국민고충처리위원회는 25일 “일부 대형병원의 외래진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자의 사생활 침해문제가 개선될 수 있도록 외래 진료실과 환자 대기장소를 구분해 운영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할 것을 복지부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고충처리위원회에 따르면 S대병원의 경우 공개진료로 인해 사생활 침해가 우려되는 진료과가 20여개, K대병원은 11개에 달한다.
또한 D의료원이 4개, K의료원이 3개, Y의료원이 2개 등이었고, J대병원과 또다른 J대병원에서도 외래환자의 사생활 침해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고충처리위원회는 지난 3월 19개 대형병원을 대상으로 현황조사한 결과 7개 병원에서 외래진료 중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공개진료는 산부인과, 정형외과, 내과(순환기, 소화기, 호흡기 등), 안과, 소아과 등 주로 환자가 많은 진료과에서 행해지고 있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현재 의료법 19조에 환자의 비밀 누설을 금지하고 있어 지도 감독를 통해 사생활 침해가 이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지난 10월 고충처리위에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고충처리위는 “복지부가 이런 의견을 낸지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도 환자의 사생활 침해문제가 근절되지 않고 있으며, 현행법은 피해자 자신이 고소해야 의료기관을 형사처벌할 수 있어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이라고 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에 따라 고충처리위는 의료법 시행규칙 제27조에 ‘외래진료실과 환자 대기장소는 개인의 비밀이 보호되도록 구분해 운영할 것’이라는 조항을 신설하라고 복지부에 권고했다.
의료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 진료실과 환자대기실을 분리하지 않은 의료기관은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반면 공개진료를 하고 있는 의료기관들은 환자 대기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불가피할 뿐만 아니라 진료실 공간이 협소해 별도의 환자대기실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