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새로운 개원형태를 주목해라
개원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상가나 메디컬 빌딩을 넘어 백화점, 호텔, 대형할인점 등에도 병원이 문을 여는 사례들이 눈에 띄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개원형태라고 다 성공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늘고 있는 이러한 개원형태들의 장단점을 살펴보았다.
① 주상복합아파트 개원의 한계
② 백화점 개원의 가능성 엿보기
③ 할인점 개원은 여전히 실험중
④ 소수를 위한 소수에 의한 호텔 개원
피부과 개원의 박모 원장은 얼마전 부산 유명호텔 내 개원가를 찾는다는 얘기에 솔깃했다.
그는 소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높은 수가를 받는 호텔 내 개원이 꽤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러나 박 원장은 고민끝에 결국 호텔 내 개원을 포기했다. 매력이 많은 만큼 리스크가 컸기 때문이다.
일단 간판을 달 수 없기 때문에 홍보가 힘들고, 호텔이라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때문에 환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소수를 위한 소수에 의한 호텔 개원
고급 숙박시설인 호텔 내 의료기관이 입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의료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큰 흐름이라고 할 순 없지만 최근 들어 일부 호텔에서 개원하는 사례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호텔 내 개원은 태생적으로 소수 수요층을 위한 소수 공급자에 의한 것으로 극히 제한적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호텔 내 개원은 고운세상피부과, 예치과, 서울수면센터가 신라호텔에 입점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신라호텔 개원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자 이번에는 부산 파라다이스호텔과 부산의 노보텔앰베서더호텔에서 메디컬리조트를 표방해 호텔 내 개원을 시도, 국내 VIP환자와 해외 환자를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로 신라호텔 내 개원한 한 개원가는 개원 6개월만에 손익분기점을 달성했다.
최근 본격적으로 진료를 시작한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또한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 산부인과, 한의원, 정신과, 내과 등 7개 진료과목이 입점, 개원 전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부산지역인 특성을 활용, 일본인 관광객들의 비중이 높게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올 7월 경 개원할 예정인 부산 노보텔앰베서더호텔 또한 부산에 형성되기 시작한 메디컬리조트 분위기를 타면서 긍정적인 결과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 내 개원, 양질의 진료 유지
신라호텔 내 개원한 개원가의 경우 가장 큰 특징은 VIP 혹은 VVIP대상으로 한 100% 예약제라는 점이다.
즉, 소수환자를 진료하되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급여 진료에 대해 높은 수가를 받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의사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진료체계.
신라호텔 개원한 예치과 관계자는 "기존 다른지역 내 개원했을 때와 비교해 환자수가 1/3로 줄었다"며 "의사들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의사로서 만족감도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간판 없이 진료...브랜드파워 없으면 진입 힘들어
그러나 호텔 내 개원이 좋은 입지라는 평가는 받기에는 현실적 한계점이 많다.
일단 호텔에 입점하는 과정에서 호텔이 제시하는 기준에 맞는 브랜드파워 즉 인지도와 의료의 질에 대한 검증도 요구된다.
이와 함께 현실적으로도 브랜드파워 없이는 호텔 내 개원은 넘어야할 산이 많다.
신라호텔 개원한 고운세상피부과 안건영 원장은 "호텔 건물밖으로 간판을 달 수도 없기 때문에 신규환자 유치는 절대적으로 힘들다"며 "호텔은 VIP고객을 중심으로 진행해야하는데 브랜드파워가 약한 개원가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료가 높은 것도 호텔 내 개원의 한계점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강남지역 임대료가 월 700~800선인 것과 비교할 때 신라호텔은 월 3000만원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부산 노보텔앰베서더 또한 전용면적 150평에 대해 보증금 15~20억을 받고 이후 관리를 따로 납부해야하기 때문에 그 부담이 적지 않다.
메디프랜드 정지영 팀장은 "호텔 개원은 높은 임대료와 호텔의 퀄리티에 맞추기 위한 높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크게 유리한 입지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골든와이즈닥터스 서승한 팀장은 "유동인구가 낮으며 지인소개를 통해서만이 환자 유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 접근성이 매우 낮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서 팀장은 이어 "그러나 VIP환자를 상대로 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으로 특화 시킨다면 승산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