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병원(병원장 박상규) 장기이식센터가 간-신장 동시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약 10년 전부터 만성신부전, 당뇨, B형간염에 의한 간경화, 간암 등을 앓고 있던 환자 K모씨는 울산대병원 장기이식센터의 도움으로 오랜 투병과 생활을 마치고, 새생명을 얻게 됐다.
K모씨에 대한 간과 신장을 동시에 이식하는 대수술은 지난 8일 밤 10시 시작해 9일 오후 4시까지 18시간에 걸쳐 이뤄졌다.
이번에 시행된 동시이식 수술은 지방병원 최초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뇌사자의 다장기이식으로는 이식분야 세계최고로 알려진 서울아산병원에 이어 국내 2번째라는 게 울산대병원의 설명이다.
나양원(장기이식센터 소장·
사진) 교수가 이끄는 울산대병원 장기이식팀은 체외 보존시한이 짧은 간의 혈관문합수술을 먼저 시행하고, 신장이식수술을 완료한 이후 간이식의 나머지 부분을 마치는 순서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간의 체외 보존가능 시한은 24시간이며, 신장의 경우에는 36~48시간인 것으로 알려져 수술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뇌사자로부터 구득한 간이나 신장이 손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 같은 방법을 선택했다.
이번 수술의 총 책임을 맡은 나양원 교수는 수술 중 가장 중요하면서 위험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간이식 수술 중 간 혈관문합 직후 간으로 혈류공급이 재개되는데 이때 심장이 갑자기 늘어난 혈액량을 견디지 못해 환자가 사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과의사는 수술 중 출혈을 최대한으로 줄여야 하며, 마취과의사는 소변이 나오지 않는 환자에게서 체내 혈액량을 적절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한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술 중에 지속혈액투석기를 이용해 적절하게 대처함으로써 위험을 피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나양원 교수팀의 도움으로 수술 후 6일이 지난 현재 K모씨는 보행 및 음식물 섭취가 가능한 가운데 간과 신장 모두 빠른 회복상태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치료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수술 후 환자에게 이식한 장기의 거부반응을 예방하기 위해 면역억제제가 투여되므로 환자는 필연적으로 면역저하 상태에 이르게 되는데 이 때 감염의 위험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와 관리가 수술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울산대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지난 4월 3차례에 걸친 다장기적출과 이식수술을 통해 만성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새 생명과 새 세상을 볼 수 있도록 하였으며, 5월 들어서도 이같은 수술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