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전문대학원생들이 의대생들보다 환자 중심적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사회적 책무성에 대한 고려 정도 역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의학교육학회와 의대학장협의회, 대한의학회가 2일까지 3일간 개최하는 의학교육학술대회에서 의대생과 의전원생을 비교한 연구결과가 다수 발표돼 관심을 끌었다.
경희의대 의학교육학교실(박재현·윤태영)은 이번 학술대회에서 ‘의대생과 의전원생의 환자-의사 관계에 대한 태도’ 자유연제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2007년도 K의대 의학과 1~4학년, 의전원 1~3년생 436명을 대상으로 PPOS(Patient-Practitioner Orientation Scale)를 이용해 환자와 의사 관계에 대한 학생들의 태도를 측정했다.
PPOS는 18문항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의 평균인 PPOS 점수가 6에 가까울수록 환자 중심, 평등주의적 태도를 의미하고, 1에 가까울수록 질병 중심, 의사 중심, 온정적 간섭주의적 태도를 의미한다.
조사결과 전체 432명의 PPOS 점수 평균은 3.82였고, 2.78부터 4.83 범위를 보였으며, 여학생(3.9±0.35)이 남학생(3.78±0.37)보다, 의전원생(3.9±0.35)이 의대생(3.79±0.38)보다 각각 유의하게 높았다.
연구진은 “의사-환자 관계에 대한 환자 중심적 태도는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긍정적인 치료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면서 “의전원생의 환자중심적 태도는 의대의 숨겨진 교과과정(hidden curriculum)에 덜 노출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향후 연구가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의대생의 PPOS 점수 평균은 4.57이어서 이 결과만을 놓고 보면 한국 의대생이 미국보다 의사 중심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대 의학전문대학원 의학교육실(한재진·권복규·김태은·이순남)과 BK21사업단(안정희·임현정)도 ‘의대와 의학전문대학원 신입생의 배경특성 및 의료가치관 비교’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이들 연구진은 2004년 의대 신입생 60명과 2007년도 의전원 신입생 7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으며, 2004년 의대 신입생이 2년 후 본과에 진입할 시기에 유사한 설문을 추가로 실시했다.
연구진은 구체적인 설문조사 결과 데이터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의전원 신입생은 전공과 관련된 공부뿐만 아니라 사회활동에 참여한 비율에서 의대 신입생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진은 “두 집단 모두 의학전공을 선택할 때 전문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지만 의대 신입생은 보람됨을, 의전원생은 성취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의전원생은 의대생보다 소득이나 안정성을 상대적으로 덜 고려한 것으로 조사돼 일반적 인식과 다소 차이를 보였다.
또한 의전원생이 다른 보건 전문분야와의 연관성에 가치를 더 두는 경향을 보였으며, 이런 측면은 장래 희망분야와 수련후 의료활동 선호지에서도 나타났다.
의전원 신입생이 관련 연구직이나 공무원 등 다양한 분야를 희망했고, 대형 전문병원 이외의 근무지를 선호하는 비율도 의대생보다 높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의전원 신입생은 상대적으로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의학공부에 대한 동기가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사회적 책무성에 대한 고려 정도가 의대 신입생에 비해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