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선 카드사들이 우량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으로 의대교수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안정된 직장과 높은 연봉이 우수고객을 열망하는 카드사들의 입맛을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4일 일선 교수들에 따르면 이들 카드사들은 과거 영업사원을 중심으로 진행하던 카드영업에서 벗어나 일선 지점장을 비롯, 카드본부 부행장까지 병원이나 의대를 찾아가 카드가입을 권유하고 있으며 학회 등를 통한 영업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K대병원의 한 내과교수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외래로 방문한 한 환자가 진료실에서 은행 지점장 명함을 내밀고 새로나온 카드 가입을 설득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내가 상담을 하는건지 상담을 받는건지 헷갈렸다"며 "지점장이면 이사급으로 알고 있는데 몸이 아파 찾은 병원에서까지 영업을 하는 모습을 보고 만들어주지 않을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이처럼 최근 대학병원이 카드사들의 주요 공략지가 되면서 카드영업사원에 그치지 않고 일선 간부들까지 나서며 교수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병원의 한 센터장은 "최근 'W은행 부행장입니다'라는 메일이 와서 무슨일인가하고 열어보니 카드 가입을 권유하는 글이더라"라며 "요즘 은행들이 고객유치하는게 힘들기는 한가보다"고 우스개소리를 전했다.
이러한 은행들의 전략에 맞물려 학회를 공략하는 은행도 있었다. 대표적인 예는 최근 학회를 후원하고 부스를 마련한 H은행.
H은행은 최근 이비인후과학회 술대회에 공식 후원금을 전달하고 전시장 한쪽에 부스를 마련, 카드 영업에 나선바 있다.
갖가지 사은품을 준비하고 카드영업에 나선 H은행 부스 앞에는 젊은 전문의들이들이 의외의 관심을 보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대학병원을 집중공략하고 있는 것은 의대교수라는 직함이 가지는 안정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년이 보장된 안정된 직장과 높은 수입은 늘 우량고객에 굶주려 있는 카드사들에게는 최고의 해답이라는 것이다.
C은행 카드사업부 관계자는 "사실 교수라는 직위는 고위공무원 등과 함께 어느 은행에서나 최고 등급으로 산정되는 우량한 직군"이라며 "또한 이러한 직군에 속한 회원들은 한번 고객이 되면 특별한 일이 없는한 거래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은행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고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에 우리 은행을 비롯한 대다수 은행들이 이러한 직군은 VIP전담팀이 직접 관리하며 고객관리에 최우선의 노력을 쏟고 있다"며 "이런 고객을 찾아나서는 것은 실적을 높이기 위한 당연한 업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