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근무하는 종사자의 절반 이상이 현재의 임금 수준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장시간 노동에 대한 피곤과 스트레스로 이직을 고민하고 있었다.
5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최근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병원 종사자 700명을 대상으로 근로조건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62%가 '하는 일에 비해 임금을 적게 받는다'고 대답했다.
이는 2005년 조사에 비해 9%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이가 젊고 병상규모가 적은 사업장일수록 이같은 응답이 많았다.
'업무가 많아 항상 피로하다'는 응답은 48%, '노동시간이 길어 힘들다'는 응답도 31%에 달했다. 이로 인해 '경력만 쌓고 다른 곳으로 옮길 생각이다'는 응답도 33.5%로 적지 않았다.
'성희롱 등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경우가 있다'는 응답은 9.1%로 낮은 편이었고, 노동조합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견은 57%에 이르렀다.
조사 대상자의 1년간 임금 총액은 1732만원으로 월평균 144만원이었으며 근속기간은 평균 3년 7개월이었다. 전국 상용직 노동자 정액급여 평균(2006년)인 187만원에 비하면 43만원이 적었다.
주당 노동시간은 1일 평균 8.3시간으로 1주 평균 45시간 근무하는데, 1일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경우가 7%, 주당 50시간이상 근무하는 경우가 19.7%였다.
특히 병원산업의 특성상 여성 종사자가 많음에도 '육아휴직을 실시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0.6%, '생리휴가 없다'는 응답이 53%, '임산부에도 야간 근무시킨다'는 응답이 17.4%에 달했다.
근로조건에 있어서도 '휴일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 28%, '연장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 26%, '연월차휴가가 없다' 16.3%, '퇴직금 없다' 4.6%, '당직수당 없다' 3.2% 등으로 나왔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이같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오늘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104호에서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날 토론회에는 병원협회, 간호협회, 간호조무사협회, 물리치료사협회 등 유관 단체들이 참여해 병원 종사자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논의를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