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이 중소병원보다 진료의 질이 높은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진료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너무도 다양하기 때문에 진료량이 많은 것이 의료의 질을 높인다는 등식은 무의미하다는 의견.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명재일 교수는 18일 삼성의료경영정보지를 통해 발표한 '의료서비스 생산 효율성 및 비용절감 요인'이라는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효율적인 병원경영을 위한 방안을 제언했다.
명 교수는 병원 대형화의 근거가 되고 있는 진료량과 진료의 질에 대한 공식은 통계적 착시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명재일 교수는 "병원산업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보면 병원의 수술건수가 누적될수록 사망률이 낮아진다는 분석이 우세하다"며 "이는 수술건수가 많아질수록 의사의 경험이 증가하고 임상팀의 숙력도와 경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간의 연구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분석은 병원의 규모가 클 수록 진료결과가 좋다는 공식으로 받아들여져 병원 대형화의 근거가 되어왔다"며 "하지만 환자의 구성을 통제해 일정한 환자수를 놓고 보면 그러한 비례관계는 사라진다는 점에서 이같은 분석은 통계적 착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명재일 교수는 이러한 결과에서도 드러나듯 병원경제학적 측면에서 보면 병원의 대형화는 비용적인 측면과 지리적 접근도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명 교수는 "국내에 2000병상이 넘는 초대형병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은 규모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시장점유율을 높여 진료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경영전략일 것"이라며 "그러나 중소병원과 비교해 비용경제를 생각한다면 이는 효율성이 떨어지는 경영전략일 뿐"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그는 "통용되는 경영기법들을 활용해 분석하면 전문적인 중소병원이 대형병원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며 소비자들의 접근도가 높다는 사실을 알수 있다"며 "하지만 국내 의료체계의 현실을 이와 반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성찰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명 교수는 지금이라도 이러한 비효율적인 의료체계를 개선하는데 정부와 병원계가 함께 노력해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의료비 증가와 관련한 비용적 압박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는 병원계의 효율성 제고는 미시적, 거시적 그 어느 방면에서 보더라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갖는다"며 "현재 정부가 추진중인 전문병원사업 등을 통해 이러한 불균형과 비효율성을 개선시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병원 경영자들도 규모 경쟁에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규모경쟁이 갖는 비효율성을 진지하게 성찰해봐야 한다"며 "이를 통해 다가올 경쟁구도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