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등 교정시설에 근무하는 의사 1인이 하루 평균 300여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악한 근무여건 등으로 전임의사를 구하기 어려워 갈수록 의료의 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이희규 의원(민주당)에 따르면 2000년 이후 교도소와 감호소 등 전국의 교정시설에서 근무하는 의사의 수는 증가했으나, 오히려 하루에 2~3시간만 근무하는 비전임의의 비율이 갈수록 높아져 교정시설의 의료 환경과 근무여건은 더욱 열악해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국의 교정시설에 근무하고 있는 의사 수는 2000년 59명에서 2001년 54명, 2002년 52명, 2003년 9월 현재 58명으로 다소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9월 현재 전국의 제소자 수는 5만9,248명이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전임의사는 각각 2000년 47명에서 2001년 41명, 2002년 37명, 2003년 9월 현재 36명으로 오히려 감소했고, 하루 2~3시간 근무하는 비전임의만이 각각 12명, 13명, 18명, 22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전체 의사 중 비전임의사의 비율은 2000년 20%, 2001년 24%, 2002년 35%, 2003년 9월 38%로 계속 늘었다.
한편, 2003년 9월까지의 진료 건수를 실질 의사수로 나눠, 의사 1인당 하루 진료 건수를 산출한 결과, 의사 한 명이 하루에 환자 286명을 진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전임의사의 경우는 평균 근무시간이 전임의사 근무시간의 3분의 1밖에는 되지 않는 점을 고려해 비전임의사 3인을 전임의사 1인으로 환산했다.
이 결과 2001년에는 총 진료건수 474만7,479건에 환산한 전임의사수를 51명으로 할 때 하루 평균 255건, 2001년은 468만2,727건에 의사수를 45명으로 해서 285건이었다.
그러나 2002년에는 진료건수 498만9,617건에 환산한 전임의사수는 40명으로 줄어 무려 하루 평균 342명을 치료했으며, 올해 9월까지 진료건수 335만4,639건에 의사수를 43명으로 할때 286명을 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의 경우 전임의사의 근무시간을 하루 8시간으로 하고 단 한 순간도 쉬지 않고 일한다고 해도 불과 1분 40초 동안에 환자 1명을 치료한 셈이다.
이희규 의원은 “교정시설이 의료의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 항상 지적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면서 “오히려 전임 의사수가 갈수록 줄고 있는 것은 정부가 이에 대한 노력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의료환경의 열악함을 인정하면서도 그 개선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움을 토로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무엇보다 교정시설에 들어오려고 하는 의사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의료시설 개선을 위해 예산과 인력 증원을 해야 하는데 정부 예산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앞으로 국무조정실이나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공중보건의를 증원, 의료인력을 확충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교정시설에 근무하는 전임 의사는 5급 공무원(사무관)에 준하는 대우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