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예정의 중심으로 맞춰져 있던 의사대출 시장이 현 개원의 중심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
개원예정의들을 상대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펴던 은행들이 대출 안정화를 위해 매출이 안정된 롱런 개원의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씨티·기업 등 일부 은행들이 개원 예정의들에 대한 대출금액을 제한하거나 마이너스 통장 방식으로 변환하는 등 긴축정책을 펴고 있다.
시티은행은 현 개원의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최고 5억 5천만원까지 대출액을 올렸다. 개원예정의에게 당·타행은행 대출이 3억 5천까지로 제한돼 있던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이다.
시티은행 닥터론 관계자는 "매출을 근거로 대출액을 측정, 매출이 많은 곳은 그 만큼 신용도를 인정해 큰 액수를 대출해주겠다는 계획"이라며 "개원예정의들이 투자 수익률면에서는 메리트가 있지만 개원시장이 불황을 겪고 있는 만큼 리스크 또한 크다"고 말했다.
기업은행도 같은 생각이다. 매출이 증명되는 개원의사들도 많은데 굳이 개원 예정 의사들에게 위험부담을 안고 대출을 진행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기업은행은 기존 개원의들에게는 건보공단 수령액을 기준으로 예상 매출을 책정, 대출 상한선을 결정하는 탄력적인 대출정책을 펴고 있는 반면 새내기 의사들에게는 건별대출보다 위험도가 적은 마이너스 통장으로 유도하고 있다.
기업은행 메디컬네트워크론 관계자는 "한번이라도 보험급여 수령액이 있어야 이를 기준으로 대출 상한선을 책정할 수 있다"며 "진료기록이 많을수록 대출액이 높아지는 것은 시장논리상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개원예정의를 대상으로 한 대출시장이 치열해진 것도 변화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최근 시중 은행들이 신규 고객을 확보하느라 금리 출혈경쟁을 벌인 것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는 것이다.
A은행 의사대출 담당자는 "최근 신용금리는 물론 조달금리가 상승하고 있어 은행들이 저코스트로 자금을 조달하는 게 어려워졌다"며 "더이상의 출혈 경쟁에 매달릴 만큼 여유자금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