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료원 노조가 10일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노사는 이날 협상을 재개하지 않은 채 장외설전을 벌였다.
특히 임금인상폭과 유니온 숍 도입 등에서 견해차가 적지 않고, 세브란스 새병원 개원에 이어 미국 JCI(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 인증까지 쉼 없이 달려온데 따른 후유증도 작용하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연세의료원 노조는 이날 오전 6시부터 신촌, 영동, 용인 세브란스병원과 광주 세브란스 정신건강병원 등 4개 병원에서 노조원 2300여명이 파업에 들어갔다.
이날 노조는 중환자실, 응급실, 분만실 등 필수인력에 대해서는 정상근무토록 했지만 의료원은 파업으로 인해 외래진료를 평일의 60% 수준으로 낮추고, 신환 입원도 70% 정도만 받아 진료 차질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연세의료원 노사는 이날 임금과 단체협약에 대한 협상을 재개하지 않고,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여론잡기에 나섰다.
노조는 “최근 5년간 새 병원 개원 준비와 JCI(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 인증 과정에서 조합원들은 아무 댓가 없이 2배, 3배로 일을 하며 의료원 발전을 위해 헌신을 다해 왔다”면서 “새병원 건립 이후 보상해주겠다던 의료원은 결국 조합원들에게 검증되지 않은 다면평가를 통해 인사상 불이익이 있는 경고, 주의 등을 주며 배신감에 치를 떨게 했다”고 비난했다.
또 노조는 “의료원이 무노동 무임금으로 조합원들을 협박, 회유한다면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강력 대응하고, 파업 수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노조는 기본급 총액 대비 4% 인상, 상여금 50% 추가 지급, 장기근속수당 현행 대비 25% 인상, JCI 및 NCSI 등에 직원들이 기여한 보상금 50만원 일시금 지급 등을 포함해 총액 대비 8.24%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또 비정규직 중 1년 이상 근무자 정규직 전환, 일반직 보직수당 100% 인상, 유니온 숍 적용, 다면평가 철회 등을 협상안으로 제시했다.
노조의 임금인상안에 대해 의료원은 1.5% 이상 인상은 어렵다고 선을 긋고 있다.
연세의료원 조우현 기획실장은 기자회견에서 “의료원은 이미 2003년부터 매년 평균 총액대비 8.3%, 4년간 총 33% 이상 임금을 인상했으며, 타 대학병원과 비교할 때 최고 수준의 임금과 복지혜택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기획실장은 “일부 부속병원에서 높은 인건비 부담으로 인해 적자 운영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 올해 1.5% 임금 인상과 비정규직의 처우 및 복리후생 개선, 교직원 복지향상을 하는데 만도 최소 130억원이 소요되는데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면 500여억원의 재원이 필요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유니온 숍, 다면평가에 대해서도 노사는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의료원 노사는 11일부터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고, 양측 모두 교섭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조기 타결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