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의 태풍으로 작용한 바 있는 성모병원 임의비급여 사태가 공영방송을 통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방송공사(KBS)는 12일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고 제도적 개선을 위한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에 ‘돌려받는 진료비 1790만원’을 13일 오후 10시 방송한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기획의도를 통해 “부당하게 과다 청구된 진료비를 돌려받는 의료소비자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지난해 백혈병 환자의 사례를 통해 환자에게 부당하게 의료비 부담을 지우는 의료계의 관행을 고발하고 과다청구된 진료비를 돌려받는 방법을 알아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를 담당하는 전흥렬 PD는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통화에서 “언론보도를 통해 성모병원 사태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소비자 입장에서 대응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하고 “현재 백혈병 환우회가 성모병원을 대상으로 진료비 환불 민사소송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진료비 심사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제작진은 “프로그램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성모병원 진료부원장과 원무팀장, 보험팀 등 병원측의 주장과 환우회의 입장 그리고 심평원의 시각 등을 인터뷰로 담았다”며 “성모병원 사태에 대한 복지부의 입장도 인터뷰할 예정이었으나 과징금에 대한 조사가 완료된 상황이라는 설명만 하고 구체적인 인터뷰는 사양했다”고 말해 병원과 환자, 정부의 입장을 적절히 반영했음을 내비쳤다.
전흥렬 PD는 “취재를 하다보니 임의비급여 문제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고 전하고 “하지만 현 제도상 한계가 있더라도 국민에게 알려지지 않은 부분을 올바르게 전달하는게 프로그램의 취지”라고 강조했다.
전흥렬 PD는 “시청자들에게 과다 청구된 진료비를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인 심평원 진료비 확인신청 절차 등을 소상히 알려줄 예정”이라며 “이번 방송 후에도 백혈병이 아닌 타 질환의 진료비 과다 청구 사례를 중심으로 연속적인 방송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대학병원민원관리자협의회 이인영 회장(고대 안산병원)은 “공영방송에서 소비자 권리에 초점을 맞춰 임의비급여 문제를 방송하면 모든 요양기관이 또 다시 몸살을 앓을 것”이라며 “방송을 봐야겠지만 이로 인해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 하락과 더불어 환자들의 민원이 급증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은 소비자에게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공영방송이 시청자의 편이라는 것을 각인시켜준다는 뜻에서 기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