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료원이 현재 안암, 구로, 안산병원에 이어 제4의 부속병원으로 청담병원을 설립할 지에 대해 병원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400억원의 기부금으로 화제의 중심에 오른 고대의료원은 언론의 집중 관심을 받는 것에 부담을 느끼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새병원 추진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는 점에서 청담병원의 설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3일 고대의료원 관계자는 "400억의 기부금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결국 재단의 판단"이라며 "하지만 새병원을 건립할 계획으로 설립부지와 부지 매입비용을 고민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쪽으로 자금이 투입되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더욱이 기부금이 현금이 아닌 부동산으로 들어왔으며 기부자도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으로 쓰이기를 희망했다"며 "모든 상황이 기부된 땅에 새병원을 설립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홍승길 의무부총장의 발언도 이같은 방향을 암시하고 있다.
홍승길 부총장은 400억 사용처에 대해 "의료기관을 설립하는 것을 계획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청담병원이 조성되면 건강검진센터 등 특화된 병원으로 지어질 가능성이 높다.
부지가 종합병원을 설립할 만큼 크지 않을 뿐더러 서울내에만 부속병원이 2개나 있는 상황에서 굳이 종합병원을 설립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것.
보직자를 지낸 한 교수는 "병원을 짓는다면 특화된 센터 중심의 병원이 되지 않겠냐"며 "종합병원을 짓기에는 인력이나 부지가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대의료원은 이같은 사실이 외부로 공개되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아직 세부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며 더욱이 기부자가 자신의 기부사실을 알리지 말 것을 당부한 상태에서 지속적인 후문이 조성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의료원 관계자는 "기부자가 자신의 신상은 물론 기부사실도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는데 언론에서 너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어 당황스럽다"며 "의료원 자체내에서도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해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부사실이 보도되고 나서 지속적으로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있지만 극히 일부 보직자를 제외하고는 비공개로 치러지고 있으며 그 내용에 대해서도 철저히 함구령이 내려져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그는 "만약 새병원 건립으로 방향을 잡아도 병원 기공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부지가 의료기관부지가 아니기에 강남구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등 처리해야할 일들이 산더미인만큼 시일이 지나봐야 정확한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