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성모병원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과징금 처분 예고가 임박해지면서 임의비급여 논쟁이 다시 재연되고 있다.
여기에는 심평원의 심사 잣대가 이중적이냐는 문제까지 서로 얽혀 있어 '닭과 달걀' 공방이 더욱 치열해질 조짐이다.
한국백혈병환우회(대표 안기종)는 12일 기자설명회를 열어 성모병원의 진료비 과다청구와 관련해 병원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백혈병환우회는 “환급결정문이 나온 환자에 대해 심평원에 정보공개청구를 한 결과 39%에서 최대 90%, 평균 62% 금액을 성모병원이 공단에 추가청구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성모병원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비를 심평원에 청구하지 않고, 환자에게 임의비급여해 왔고, 이에 대해 심평원이 환자에게 100원을 환급하라고 결정을 내리면 심평원에 환급된 약제비나 치료재료대를 다시 청구해 평균 62원을 받아갔다는 의미다.
즉, 성모병원은 일단 삭감 우려가 큰 급여비를 임의비급여한 후 환자가 진료비 확인신청을 해 환급을 받아가면 심평원에 환급액만큼 재청구하는 방식으로 삭감을 피해갔다는 것이다.
특히 이같은 백혈병환우회의 폭로는 임의비급여 대부분이 의학적으로 반드시 사용해야 하지만 식약청 허가사항이나 요양급여기준과 맞지 않아 부득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의학적 임의비급여였다는 성모병원의 주장과 상반된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같은 백혈병환우회의 주장에 대해 성모병원은 심평원의 이중잣대를 꼬집고 있다.
성모병원 관계자는 “심평원은 병원에서 진료비를 청구하면 특정 약제비를 삭감하지만 환자가 진료비 확인신청을 내면 급여로 인정하는 게 다반사”라면서 “삭감을 피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약을 처방하지 않을 수 없고, 그렇다고 엄청난 삭감액을 병원이 고스란히 다 떠안으면 도저히 경영을 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반박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지난 2002년까지 연간 9억여원에 달하는 삭감을 감수했지만 이후 수십억원의 차관을 빌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도저히 삭감액을 방치할 수 없게 된 것”이라면서 “심평원이 정당한 진료비를 삭감하지 않았다면 환자에게 비용 일부를 청구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모병원은 백혈병환우회가 환자에게 임의비급여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하라고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대응할 가치가 없으며, 환자들을 위한 정당한 조치였다고 일축했다.
성모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말 실사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과징금 처분을 예고하면 법률자문단을 구성, 이의제기와 법적 대응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백혈병환우회가 제기한 성모병원의 진료비 과다청구 의혹에 대해 복지부가 실사결과를 토대로 과징금 처분을 내리면 임의비급여, 의학적 임의비급여 논쟁과 함께 심평원이 실제로 이중 심사잣대를 적용하고 있느냐를 두고 논란이 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