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를 후진국에 알리는 단순한 의미의 해외봉사가 해를 거듭할수록 의사에 대한 긍지와 인류애를 체험할 수 있는 뜻깊은 의미로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메디칼타임즈는 서울의대 우즈베키스탄 의료봉사 총책임을 맡고 있는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성숙환 교수로부터 해외 의료봉사가 지닌 의미와 과제를 들어봤다.
성숙환 교수는 “3년전 첫 우즈베키스탄 봉사를 계획하면서 솔직히 고려인을 돕는다는 단순한 의미로 생각했다”고 전하고 “하지만 지금은 그 나라 국민의 의료건강에 이바지 하고 봉사정신이 담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실천하고 있다는 긍지를 느끼고 있다”며 새로운 의미로 다가온 해외봉사의 의미를 설명했다.
지난달 12일부터 20일까지 7박 8일의 일정으로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 위치한 국립응급의료센터 중앙병원에서 실시된 제3차 해외진료는 흉부외과를 비롯하여 성형외과, 외과, 안과, 마취통증의학과, 기생충학교실 교수 및 전임의, 전공의, 간호사 등 40여명의 의료진이 참여했다.
이와 관련 성숙환 교수는 “올해부터 서울의대 주관으로 해외봉사의 개념을 확대해 본원과 분당, 보라매 의료진으로 구성된 최대 규모로 실시됐으며 특이점으로는 의대생의 현지체험을 위해 본과 4년생 9명이 동참했다”며 이번 의료봉사의 특징을 언급했다.
해외봉사가 지닌 의미를 묻는 질문에 성 교수는 “뚜렷하게 해외봉사의 의미와 필요성을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의사’임을 새삼 일깨워주고 남을 도와줬다는 좋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며 “이번 우즈베키스탄의 진료봉사에서 백내장술을 받은 고려인 1세대인 70~80대 노인들에게 ‘조선인이 와서 치료해줘 고맙다’는 동포애를 표정과 눈빛을 통해 알 수 있었다”고 표현했다.
“한국의사 등 현지 협조체계 전제돼야”
성숙환 교수는 “몇 년 전부터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연방국 등 한국과 유대관계가 깊은 곳에 대한 의료봉사가 대학병원과 중소병원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하고 “해외봉사를 준비중인 병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해당국가에 대한 협조체계를 명확하게 구축한 후 장비와 의료진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해외진료 봉사의 철저한 준비를 조언했다.
그는 “물품이나 의료진 구성을 위해 현지 병원이나 관계자의 말을 100% 믿어서는 안된다”며 “이는 해당국에서 거짓말을 한다는 뜻이 아니라 서로 다른 문화적, 의료적 차이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의미로 현지 사정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한국 의사나 교포의 협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숙환 교수는 특히 “국가 환경과 의료시스템이 열악한 해외 봉사활동에서 권위적 의사임을 내세우거나 서로 다른 시각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서는 안된다”고 전제하고 “힘든 면이 있더라도 이해하고, 겸손하며 환자들에게 헌신하면 한국 의료진의 마음을 결국에 알게 돼 서로간의 신뢰가 구축될 것”이라며 모조건적인 희생을 근거한 봉사의 정신을 강조했다.
성숙환 교수는 “처음에는 약간은 두렵고 어렵게만 느껴진 우즈베키스탄이 더 이상 낮설지 않다”며 “1~2년 전에 수술받은 환자와 부모들이 한국 의료진을 따뜻하게 맞아주는데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인 봉사로 그 나라의 의료발전이 한국에 기인했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KT&G 복지재단의 지원으로 매년 우즈베키스탄행 여객기에 오르는 서울의대 해외봉사단 성숙환 단장은 폐렴을 극복하고 오목가슴 수술을 성공적으로 실시한 한 소녀가 현지에서 건넨 감사의 징표인 그림을 자신의 앨범에 소중히 간직하면서 내년도 봉사일정을 기쁘게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