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수호 대한의사협회장은 31일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과 관련, "정부가 의사들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는 것 같다"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배수진을 치겠다고 밝혔다. 정률제 등 당면 현안에 대해서도 "총의를 모으고 명분을 축적해 보다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주 회장은 이날 취임 한 달을 맞아 ‘회원들에게 드리는 글’을 내어 이같이 밝혔다.
주 회장은 우선 성분명 처방과 관련 "국립의료원을 대상으로 시범사업 계획이 이미 결정되어 있는 등 정부가 의사들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는 것 같다"며 "성분명 처방 강행은 정부 스스로 의약분업의 원천 무효를 천명한 것과 같다는 인식에 따라 의료계 내부의 합당한 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의약분업 거부나 건강보험제도 자체 거부를 조직 하겠다"고 말했다.
새 의료급여제도와 정률제에 대해 주 회장은 "우리가 힘을 모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현실적 판단에서 전략적 대응을 하고 있다"며 "회원들의 총의가 모아지고 명분이 축적되는 순간 보다 강력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주 회장은 취임 후 한 달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의료계 100년사에 기록될 첨예한 사안들이 꼬리를 물었던 기간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업무 인수인계나 상임진 구성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바로 투쟁국면에 들어가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현실적이기는 하지만, 우선 당장 하루가 급한 순간에 절차를 따지고 가능성을 저울질하기에는 사안이 너무 심각하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주 회장은 이어 "집행부가 고심 끝에 결단을 내리기까지 많은 분들의 다양한 조언이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된 원칙을 견지하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주 회장은 "이미 입법이 되고 진행 중인 사안을 두고 비효율적인 싸움을 하기 보다는 다음에 닥칠 일을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고언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지금 우리가 의지를 잃어버리고 명분마저 놓아버린다면 앞으로의 투쟁은 시도조차 하지 못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엄습했다"고 피력했다.
주 회장은 마지막으로 "35대 집행부의 회장으로 지금 우리가 당면한 모든 일들은 저의 책임이라고 여기겠다"며 "여러 현안들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홍보부족과 당위성이 충분히 설명되지 못한 점은 앞으로 하나하나 바로잡아 10만 회원이 하나로 뭉치는데 모든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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