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대를 졸업한 의사 김모씨(여). 집도 대구이고, 친구들도 다 대구에 있건만 울산에서 개원해 일하고 있다.
대구가 의사 수가 너무 많을뿐더러 경쟁이 치열해 개원할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구 지역의 의사 수 포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발표한 대구경북연구원의 '대구지역 의료관광산업 발전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12월말 현재 대구의 의사 수는 4313명으로 시민 600명당 1명꼴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는 인천의 1000명당 1명꼴, 울산의 900명당 1명꼴에 비해 큰 차이가 나는 수치.
특히 대구 중구는 인구 1만명당 요양기관 수가 무려 58.8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요양기관이 포화된 지역이다. 정형외과, 안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등 역시 밀집도가 최고 수준이다.
이 때문에 대구 지역 의사들은 역외 유출도 심각하다.
대구경북연구원 박민규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매년 대구지역 4개 의대에서 졸업하는 학생은 350명 정도인데, 이 중 100명이 서울지역에서 수련을 받기 위해 떠나며, 전문의 취득 후 지역으로 희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울산, 경주 등 대구와 가깝지만 개원 환경이 나은 지역에는 대구지역 의대 출신 의사들의 비중이 높은 편이며, 꾸준히 새로운 의사들이 유입되고 있다.
울산에서 개원하고 있는 한 의사는 "대구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4개 의대가 계속 졸업생을 쏟아내고 있는 한 의사들의 타 지역 진출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며 "앞으로 고향에서 개원하기 더 힘들어 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