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의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 저지 투쟁이 이달 31일 시험대에 오른다.
의협은 이날 오전진료, 오후 휴진 형태의 전국 시군구 비상총회를 갖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력행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날 회원들의 휴진 참여도는 투쟁의 맥이 빠지느냐 열기가 계속 확산되느냐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의협 주변의 여건을 좋지 않다. 새 집행부가 들어서자마자 의욕적으로 밀어부쳤던 이른바 변경의료급여제도 거부투쟁이 지침 철회로 싱겁게 끝났기 때문이다.
의협 주변의 한 관계자는 "처음에 너무 강하게 밀어부친 면이 없지 않다. 현안에 대해 선별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은 실수"라며 향후 전개될 투쟁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의협은 성분명 처방의 경우 개원의 뿐 아니라 의사면허를 소지하고 있는 모든 의사들이 반대하는 사안인 만큼 종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주수호 회장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성분명 처방 저지는 의사의 마지막 자존심이고 환자에게 올바른 진료를 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라며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계 전 직역이 투쟁에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휴진 투쟁이 성공을 거두려면 시도의사회장단의 적극적인 지원을 업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도의사회 한 임원은 "의료급여제도 거부투쟁과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집행부는 무엇보다 시도의사회장들의 협조를 이끌어내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 박경철 대변인은 "시도회장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전 집행부가 맨투맨식 접촉을 시도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오는 24일 시도의사회장 회의에서 좋은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의사회 허정 회장은 "성분명 처방은 절대 시행돼서는 안되는 일이다. 마음 같아서는 파업 그 이상의 일도 하고 싶다"며 "31일 휴진에 많은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