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성 강화로 전반적인 급여비는 상승했지만, 의원급 외래환자 수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강보험통계지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의원급 의료기관의 외래환자는 총 2억3410명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0.42%가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기관당 외래환자도 지난해 9193명에서 8966명으로 227명이 감소했다. 의원 1곳당 월 평균 38명의 환자가 줄어든 셈이다.
의원급 외래환자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의약분업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의원 외래환자는 지난 2001년 상반기 1억8228만명에서 2002년 2억212만명으로 10.88%가 늘어난 이래, 2003년 상반기 4.84%, 2004년 3.99%, 2005년 0.20% 그리고 지난해 7.09%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왔다.
감기환자 외래방문 줄어...소아청소년, 이비인후과 내원일 5%대 급감
의원 외래환자가 줄어든 데는 감기환자의 외래방문 감소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 상반기 급성호흡기감염증(감기)로 병원을 찾은 인원이 전년동기 1963만명에서 1863만명으로 5.1%가량 급감한 것.
이에 따라 감기환자를 상대적으로 많이 보는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 등에서 진료환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먼저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올 상반기 외래환자 수가 전년동기(2730만명)보다 5.49% 줄어든 2580만명에 그쳤으며, 이비인후과도 같은 기간 2905만명에서 2752만명으로 5.25%가량 외래환자가 줄었다.
이와 더불어 내과의 경우에도 외래환자 수가 지난해 상반기 4305만명에서 올해 4266명으로 줄어 소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보장성 강화정책 영향, 1차 의료 고사" 위기론 대두
한편, 이 같은 1차 의료기관의 시장 위축은 보장성 강화정책의 부작용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보장성 강화정책으로 병원급 의료기관 이용이 활성화되면서 1차 의료기관들이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게 됐다는 것.
의협의 한 관계자는 "각종 보장성 강화정책으로 환자의 자부담이 줄어들다보니 상당수 환자들이 병원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상반기 병원급 의료기관의 이용률이 크게 늘어난 것이 그 단적인 예"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환자 입장에서 당장은 보장성 강화가 이로울 것 같지만, 이 같은 추세가 계속돼 1차 의료가 무너진다면 결국 환자들의 부담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면서 "1차 의료에 대한 국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