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과와 본과 6년간의 의과대학 시절 적잖은 학생들이 크고 작은 장학금의 혜택을 받았다. 전문대학원 전환으로 학생들의 등록금이 1000만원을 넘어서고 있는 지금 그나마 유지돼온 장학 지원액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의과대학 대부분이 기부문화 조성에 나서고 있지만 업체와 일반인들의 반응은 차가울 따름이다. 더구나 모교를 졸업한 동문 의사들의 후배 사랑은 마음으로만 전달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메디칼타임즈는 기부문화 조성의 일환으로 한 의과대학 기부자인 독지가와 일반인, 환자, 의사 등에 대한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느끼는 나눔의 정신을 전달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2005년부터 뇌종양으로 병마와 싸우고 있는 한 환자가 의학발전을 위해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뇌종양 중 희귀질환자인 김길례씨(사진)는 “예전에 몰랐는데 뇌종양 판정을 받아 병원에 입원하고 나니 나와 같은 중병임에도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되돌아가는 환자들을 많이 봤다”며 기부에 결심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신경외과 수술에 이어 항암제 치료를 받고 있는 김길례씨는 올해부터 서울의대와 서울대병원에 의학발전기금과 환우회 성금을 매달 전달하고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환자와 의사를 위해 나눔의 기쁨을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전하고 “훌룡한 의사가 배출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사회적인 관심과 사랑이 있었으면 한다”며 기부로 인해 환자들의 희망이 커지기를 기대했다.
간병중인 김길례씨의 외아들인 김택승씨는 “아픈 상황에서도 의대에 기부하는 어머님을 보면서 나눔의 중요성을 배우고 있다”며 “위암 등 일반암에 대한 지원과 보험혜택은 많아지고 있지만 특수암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미비한게 현실”이라고 말해 사각지대인 희귀질환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요구했다.
어머니 치료를 위해 여러 병원을 방문하고 있는 김택승씨는 “어머님을 직접적으로 말씀하지 않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 의사들이 너무 바쁘고 차갑다는 것”이라고 말하고 “환자들이 원하는 것은 물론 완벽한 치료가 우선이나 이보다도 따뜻한 말 한마디와 손길이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며 환자와의 인간적 소통을 주문했다.
"희망은 돈 보다 나눔에서 시작“
김택승씨는 이어 “의대 학장님이 매번 어머님의 안부와 감사를 전하는 위로전화를 보내와 기부자로서 보람과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기부자로서 한 가지 바램은 기부액 사용을 좀더 자세히 알려준다면 더 기쁜 마음을 지닐 것”이라고 당부했다.
작은 의류업체를 운영중인 김길례씨는 “옛날 의류업을 첫 시작했을 때 밤낮을 가리지 않고 앞만 보고 달렸지만 환자가 되어 보니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고 회상하고 “아들에게 누누이 강조하는 것은 돈의 욕심을 버리고 의사와 환자를 위해 나눌 수 있는 마음을 가지라는 것”이라며 기부로 인해 자신이 되찾은 희망을 강조했다.
항암제 치료로 가쁜 호흡을 몰아쉬고 있는 김길례씨는 마지막으로 “상대방이 누가됐든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은 부분을 배려하고 이해할 수 있다면 환자나 의사 모두가 나눔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병마와의 싸우면서 웃음을 지닐 수 있게 한 기부에 대한 고마움을 피력했다.
얼마전 주치의와 신의료 항암요법을 준비하고 있는 김길례씨는 하루 빨리 건강을 회복해 자신이 운영하는 의류업체를 성장시켜 더 많은 기부금을 의사와 환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날을 학수고대하며 새로운 인생을 향한 희망을 쏘아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