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동네의원들이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에 반대하는 집단휴진에 들어간 가운데 네티즌들도 성분명처방에 대해 치열한 찬반공방을 벌이고 있다.
자신을 10년차 정신과 전문의라고 소개한 ‘philo74'란 네티즌은 31일 미디어 다음 ‘아고라’에 ‘성분명처방에 대해 같이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란 글을 올리자 네티즌들이 뜨거운 관심을 표명했다.
이 정신과 전문의는 “성분명처방을 하면 의료비 지출이 낮아지긴 하겠지만 그 대가가 너무 클 것”이라면서 “의사는 자신의 진단과 처방을 믿을 수 없어지고, 환자 역시 자신이 먹는 약에 대해 믿을 수가 없어지기 때문에 의료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라고 밝혔다.
의사들이 성분명처방을 하면 이미 자신이 준 약이 아니며, 책임을 얼마든지 회피할 수 있고, 자신의 진단과 처방도 점점 믿을 수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리베이트는 근절해야 하지만 그 방법이 성분명 처방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약값이 너무 비싼 이유가 리베이트 때문이라면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면 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약은 결국 팔고 팔리는 상품이기 때문에 성분명처방이 리베이트를 근절하는 방법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그는 “성분명처방도 양날의 칼”이라면서 “빈대를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울 수는 없으며, 빈대만 잡든지, 초가삼간이 타지 않도록 대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네티즌 ‘페르소나’는 “의사가 리베이트 받으면 약사는 안 받을 거라고 보느냐”면서 “의사도 받고 약사도 받는데 상표명으로 하면 의사 파워가 세지고, 성분명으로 하면 약사 파워가 세지는 것 뿐이다”고 꼬집었다.
‘투비’란 네티즌은 “의사가 진료를 보고 환자에게 처방을 했는데 그리 효과가 높지 않은 약을 약사가 주고 나서 환자가 의사에게 찾아와 별로 효과가 없다고 하면 이 책임은 도대체 누가 져야 하느냐”며 성분명처방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의사들의 리베이트 수수 관행을 비판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네티즌은 “개인병원들 회식비용은 누가 대느냐”면서 “결국 제약사는 이들에게 들어간 비용을 당연히 소비자에게서 회수한다는 것은 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개원의가 리베이트에 약 바꾸는 건 예사도 아니다”면서 “외국 다국적회사에서 만드는 해열제가 카피약이어서 주식시장에 상장도 못한 국내 제약사의 해열제로 바꾸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약국마다 같은 성분 동일함량 약이 5~6가지씩 나뒹구는 게 예사”라면서 “약품 보관은 약사가 하고, 약품 결제비용도 약사가 하는데 품목 선정은 의사들이 한다”면서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는 셈”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