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8.31 집단휴진 성과와 과제
대한의사협회가 성분명 처방 시범사업 저지를 위한 집단휴진과 비상총회를 성공적으로 치름으로써 의-정 전면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의협은 31일 전국 시·군·구의사회별로 일제히 단행한 오후휴진과 비상총회에서 개원회원 절반 이상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일부 시·군·구 의사회의 일탈 등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정한 목표치를 넘어서는 성과를 얻었다.
각 시도회장을 비롯해 민초의사들까지 적극적으로 집단휴진과 비상총회에 지지를 보내고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전통적으로 단결력이 뛰어난 대구 경남·북지방은 물론 강원도, 제주도 등에서 회원들이 대거 투쟁에 동참했다.
주수호 회장은 "이번 투쟁에 생각보다 많은 회원들이 참석했다. 각 지역 회장들이 적극 움직였고, 그렇지 못한 일부 지역의 경우에는 민초 회원들이 발벗고 나선 결과"라며 "2000년 의약분업 투쟁도 개원의들이 도화선 역할을 했다. 투쟁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이번 투쟁의 성공으로 정부 쪽에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성공했으며, 내부적으로도 지도력 확보와 투쟁 동력 확보라는 성과를 거뒀다. 국립의료원 시범사업 시행일로 잡은 17일 전면휴진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의협은 이에 따라 가벼운 마음으로 오는 8~9일 열리는 전국시도 및 시군구대표자회의 개최 등 향후 투쟁계획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주 회장은 "오늘 휴진을 통해 성분명 처방이 저지되었다고 생각하는 회원은 없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8~9일 워크샵은 새로운 계기가 되 것"이라며 "앞으로 모든 직역이 하나로 뭉쳐 의료계 자율성 확보를 위한 대장정에 나설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으로 풀어야할 과제도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가장 먼저 집행부가 보다 강력한 조직 장악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휴진투쟁을 앞두고 일부 지역에서 집행부의 지침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찬반투표를 한다거나 소극적인 투쟁으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또 의료계의 투쟁에 대해 '일관되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는 언론을 설득하기 위한 대책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아울러 개원의들만의 ‘반쪽투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만큼 서둘러 전공의, 병원의사, 대학병원 교수 등 모든 직역이 투쟁에 동참할 수 있도록 집행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