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에 위험이 있는 유리앰플 주사액을 여전히 별도의 여과과정 없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국립병원 및 지방의료원 62곳 가운데 유리파편을 걸러주는 필터니들주사기를 사용하는 기관은 단 7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 고경화(보건복지위원회) 의원은 "국공립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유리엠플 주사제 사용시, 필터니들주사기 사용현황을 분석한 결과 극히 일부기관을 제외하고는 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고 의원에 따르면 2007년 상반기 국립병원의 엠플사용량은 총 700만개. 그러나 필터니들 사용량은 이의 0.1%에 불과한 9137개로 집계됐다.
특히 적십자병원 6개소를 포함한 28개 국립병원 가운데 서울대병원, 경북대병원, 충북대병원, 충남대병원, 전북대병원, 전남대병원, 경상대병원 등 7곳을 제외한 기관에서는 필터니들주사기 사용이 전무했다.
또 전국에 걸쳐 분포한 지방의료원의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국립의료원을 비롯해 전국 34개 지방의료원에서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사용한 앰플은 1000만여병. 반면 필터니들사용은 단 한 건도 없었다.
고경화 의원은 "국공립의료기관들이 식약청의 '필터니들주사기 사용권고'를 무시하고 있는 원인은 주사제조제료(1460원, 단위기준)를 기준으로 일반주사기(40원)에 비해 값비싼 필터니들(462원대)를 구입하게 되면, 병원측 이윤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의료기관들의 필터니들주사제 사용 등을 유도하기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
고 의원은 "식약청과 복지부는 의료기관들이 현실적으로 시행가능하고 실효성이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무균주사제 조제 및 필터니들 사용에 따른 조제료 수가를 인상하고,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차등지급하는 방안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의료기관들에 대해서는 "유리앰플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업무의 번거로움과 이윤 때문에 환자의 안전을 외면하는 것은 도의적인 문제"라면서 "병원이 유리앰플 사용으로 인한 폐해를 모른척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