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계가 간호등급 차등제를 두고 극도의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현행 제도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경영악화로 폐업하는 병원이 폭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병원 986개소 가운데 84.9%인 837개소가 7등급으로 분류돼 입원료의 5%를 삭감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6일 병원협회 제1차 정기이사회에선 이같은 상황을 우려하면서 병원협회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발언이 쏟아지면서 분위기가 격앙됐다.
김철수 회장은 간호등급 차등제로 인한 중소병원들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간호사의 일정 비율을 간호조무사로 대체 △수도권 이외 지역 7등급 제외 △간호대 정원 확대 등 방안을 두고 정부와 협의를 벌여 성사단계까지 갔다가 간호협회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징균 대구 세강병원장은 "간호등급 차등제 시행으로 중소병원들이 큰 어려움에 겪고 있다"며 "협회 차원에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백성길 경기도 병원회장도 "대학병원들의 몸집불리기로 중소병원 간호사들의 이직율이 상승하고 구인난도 더욱 가중되고 있다. 월급을 더 준다고 해도 오지 않는다. 이런 상태라면 내년에 중소병원 도산율이 30%까지 치솟을 것"이라며 "협회에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라"고 거들었다.
이사들의 볼멘소리가 잇따르자 결국 김철수 회장이 발끈하면서 감정싸움 양상까지 나타났다.
김 회장은 "특단의 초치가 파업을 하라는 얘기냐. 그동안 특단의 조치를 여러번 시도했다. 안해본 것이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백성길 회장도 지지 않고 "파업을 하라는 얘기가 아니고 중소병원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회원병원이 모두 도산하고 나면 협회는 존재 가치가 없는 것"이라며 더욱 거세게 몰아부쳤다.
이에 김철수 회장은 "병원협회의 스타일은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의협이나 간호사협회처럼 정면으로 부닥치지 않는다"며 "중소병원협의회가 앞장서 싸우면 병원협회는 뒤에서 조용히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정인화 중소병원협의회장은 "얼마전 수가 문제로 복지부에 갔다가 중소병원협의회에서 응급실이라도 파업을 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나오고 있다는 얘기를 전했다"고 했다.
한편 중소병원계는 저수가 정책으로 대다수 병원들이 적자운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입원료를 감산할 경우 병원 경영은 더욱 악화되고 간호인력 확보와 시설투자는 불가능하게 된다며 현행 7등급의 감산율을 5%에서 2%로 완화하고 의료기관 스스로 의료의 질을 향상할 수 있도록 입원료에 대한 적정한 보상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