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미만 소아입원료 면제·식대급여화 등 정부 보장성 강화정책의 영향으로 환자들의 의료이용 패턴이 달라지면서, 요양기관종별 급여비 매출액에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의원급 급여비 매출액 증가율은 다시 한자릿수로 곤두박질친데 반해, 병원급 매출은 폭증한 것.
2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07년 3/4분기 통계지표'에 따르면 9월말 현재 의원급 의료기관의 급여비 매출액은 전년대비 7.04%가 증가한 5조8823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의원 급여비 매출 증가액은 지난 2005년 3분기 7.96%에서 지난해 12.22%로 크게 늘어 경기회복의 기대감을 갖게 했었다. 그러나 이도 잠시, 올해 다시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2005년 수준에도 못미치는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 3분기 현재 의원 1곳당 진료 매출액도 2억2379만원으로 전년비 5.7% 늘어나는데 그쳤다.
반면 병원은 9월 현재 전년 동기대비 34.8%(요양병원 116.03%)의 증가율을 기록, 매출액 총액이 2조원선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기관당 진료비 또한 7.21%가 늘어, 병원 한 곳당 평균 14억여원의 매출을 보였다.
병원, 입원환자 이용량 크게 늘어…급여비 매출증가에 영향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데는 정부 보장성 강화 정책의 영향이 컸다. 6세미만 소아입원료 면제, 식대급여화 등의 영향으로 경증환자의 입원진료 및 병원 이용률이 크게 증가한 것.
실제 심평원에 따르면 올 3분기 의료이용량(입원일수 및 외래 방문일수)을 분석한 결과, 의원 외래환자는 전년 동기대비 0.37% 늘어나는데 그친데 반해 입원환자는 14.42%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병원의 외래환자는 9.58%, 입원환자는 무려 33.4%가 증가해, 의원급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결국 병·의원 급여매출 증가액 중 상당수는 이로 인해 늘어난 식대급여에서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심평원 관계자는 "2006년 6월부터 시행된 입원 식대 보험적용과 입원의 의료이용량 큰 폭 상승이 총진료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보장성 강화 정책, 환자 의료이용 패턴 왜곡
환자의 의료이용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는 또 있다. 올 들어 감기 등 경증환자가 큰 폭으로 줄어든데 반해 폐렴 환자가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
심평원 자료에 의하면 올해 3분기 현재 급성상기도감염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지난해에 비해 무려 3.8%가 줄어든 반면, 폐렴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7.21%가 증가했다.
이는 상당수 감기환자가 보장성 강화정책이라는 유인요인으로 인해, 외래 대신 입원을 택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특정 상병이 갑자기 크게 줄어드는 일은 없다"면서 "감기환자가 줄었다기 보다는 다른상병으로 진료를 받았다고 해석하는 편이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 복지부는 지난 21일 건강정책결정심의원회에서 식대급여 본인부담금을 현행 20%에서 50% 수준으로 상향조정하고, 소아입원료에 10%의 본인부담을 부과하는 조정안을 의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