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이 재정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데도 재정운용 책임을 맡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경영실태는 여전히 방만하고 관료주의에 젖어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최근 펴낸 '국민건강보험공단 결산서 분석'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지난 5년간 1.5%의 유휴인력을 감축하는데 그쳤으며, 인건비 면에서는 오히려 41.1%나 지출을 늘렸다.
그 결과 2006년의 건강보험공단 직원 1인의 평균연봉은 4,798만원으로 우리나라 근로소득자 평균연봉인 3,050만원보다 57.3%나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재정이 2000년대 초반의 심각한 위기상황으로부터 벗어나 국민의 걱정과 관심이 줄어들었던 2004년에는 5급직원을 일괄적으로 4급직원으로 승진시키고, 직원 1인당 복리후생비로 무려 1171만원을 지출하기도 했다.
재정흑자가 발생했을 때에는 향후 재정위기에 대비하여 준비금을 적립해 둘 것을 요구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법 제36조제2항의 규정 등은 무시한 채 오직 임직원들의 복리후생에만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또 '건강보험모델병원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설립한 공단 일산병원이 설립 7년째인 2006년까지도 415억원에 달하는 누적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스스로의 힘으로 이러한 적자를 해소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 처했으나 이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비판했다.
지난 7년간의 일산병원 경영성과가 건강보험 정책에 어떻게 반영이 되었는지 밝히지도 않고, 더 많은 ‘모델병원’이 필요하다면서 국민의 보험료를 털어서 공단 산하조직을 늘리는 데만 열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보고서는 공단의 경영행태를 바로잡기 위한 대책으로 외부감시제도의 도입과 보험료 징수 등의 업무를 전문적인 외부기관에 아웃소싱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한 건강보험재정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보험자 시장 내의 경쟁을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와 같은 단일 보험자 체제하에서는 공단 스스로 효율성을 추구할 유인기제가 전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복수 보험자 체제로의 전환함으로써 보험재정의 효율적 운용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