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는 10일 이천 냉동창고 화재 참사와 관련해서 생존자들이 정신적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를 포함한 다양한 정신과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협은 이날 '이천 화재 사고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신적 외상에 대한 권고문'을 내어 화재 참사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의협은 권고문에서 이번 화재 사고와 같은 재난이 발생하는 경우 신체손상에 대한 의료적 지원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중한 화상이나 기도 손상의 경우 생명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으므로 화재 사건 이후 가장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참사에 대한 정신적 외상(충격)은 비록 화재가 진압된 후에도 지속될 수 있고,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를 포함한 다양한 정신과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의협은 강조했다.
의협은 이러한 정신과적 장애는 지속적으로 피해자 및 그 가족의 행복과 삶의 질을 저해하고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 막대한 사회적, 국가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정신적 외상의 만성화를 막는 것이 이번 화재와 같은 재해나 재난 발생시 위기관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의협이 제시한 사고 피해자 및 가족의 대처 방법
1. 정신적 외상에 대한 피해자 및 가족의 대처
1) 화재 피해자의 경우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스트레스 반응을 관찰하여야 한다. 죽음의 위협, 심각한 부상 등을 화재 피해자가 직접 당한 경우뿐만 아니라, 그러한 사건을 목격만 한 경우에도 정신적 외상을 받을 수 있다.
2)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2일 이상 나타나면 정신적 외상의 정도(급성 스트레스장애)가 심각하므로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도움을 요청하여야 한다.
① 사건과 유사한 자극이나 상황에 대해 생리적/심리적 괴로움
② 불안 및 지나친 긴장
③ 화를 잘 냄
④ 혼란스럽거나 집중하기 어려움
⑤ 악몽이나 불면과 같은 수면 변화
⑥ 식욕 변화
⑦ 잦은 피로감과 통증
⑧ 평시와는 다른 성격 양상으로의 변화
3) 화재 당시 공포와 무력감을 느낀 이후, 재경험(화재와 연관된 생각, 착각, 악몽 등), 유사 상황에 대한 회피, 과도한 불안 증상이 있는 경우는 만성 후유증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반드시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도움을 받아야 한다.
4) 피해자 가족들의 정신 건강도 주의 깊게 배려하여야 한다. 화재 현장에서 각종 위협을 목격한 경우처럼 화재 피해자가 죽거나 심각한 부상을 당한 경우, 그 가족들도 급성 스트레스장애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가 동일하게 나타날 수 있어 전문적인 가료가 필요할 수 있다. 또한, 피해자를 잃은 유가족의 경우 2주 이상의 과도한 애도반응이 나타나거나 2주 이하라도 일상 활동에 지장이 동반된다면 전문 의료기관에 도움을 요청하여야 한다.
2. 정신적 외상에 대한 사회 및 국가적 대책
1) 재해, 재난, 인재 등에 의해 유발될 수 있는 정신적 외상에 대응할 수 있는 응급정신건강프로그램을 국가적 재난 체계에서 제공하여야 한다. 이러한 국가적 차원의 재난 체계는 개인적 차원의 대처법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2) 응급정신건강프로그램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
① 현장 관리
ㄱ. 현장 접촉 원칙
ㄴ. 피해자 접촉 제한 (보도기관의 취재 활동, 경찰, 행정, 보험 회사에 의한 사정 조사, 외부 조사활동 등)
ㄷ. 심리적 응급 처치
ㄹ. 현장 선별검사 또는 전수검사
② 초기 관리
ㄱ. 추적 선별검사 또는 전수검사
ㄴ. 질병 정보 및 교육 제공
ㄷ. 현실적응 및 정신건강 원칙 제공
ㄹ. 재해지원 원칙 제공
③ 추후 관리
ㄱ. 의학검사
ㄴ. 스트레스 관리
ㄷ. 심리문제 핫라인 구성 및 제공
ㄹ. 재해지원
④ 가족 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