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여성부의 출범과 관련,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내부에서도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업무의 연계성을 고려할 때 책임을 가지고 통합복지를 실현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과, 보건복지부처가 '거대공룡화'됨에 따라 업무의 효율성이 오히려 저하될 수 있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28일 새해 첫 전체회의를 열고, 정부조직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날 회의에서 복지위원들은 복지부와 여성부, 청소년위원회를 통합해 이른바 '보건복지여성부'로 개편하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조직개편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을 쏟아냈다.
대통합민주신당·민노당 "복지부처 거대공룡화…업무 효율 저하 우려"
일단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은 이번 조직개편안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통합신당 장향숙 의원은 "정부조직의 개편은 향후 5년간 통치의지를 담는 그릇을 만드는 것으로 당선인의 의지를 담는 것은 일견 타당하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편안은 그 변화의 폭이 무척 크므로 국민과 관련기관들의 이름을 듣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현재 복지부의 업무에 여성부와 청소년위원회의 일까지 포함하기에는 그 업무범위가 너무 지나치게 크지 않느냐"면서 "이것이 효율성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도 의견을 같이 했다.
현 의원은 "이번 개편안은 전체적으로 정부부처의 공공적 역할을 주변화하는 안"이라면서 "힘있는 부처는 강화되고, 보다 그 역할을 확대강화해야 하는 사회부처는 줄이는 '강익강 약익약'의 개편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인수위는 여성가족부 폐지 이유로 조직중복을 들고 있는데, 이는 여성부를 기능적으로 보고있다는 단적인 예"라면서 "여성가족부는 여성정책을 독자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신설된 부처로 이를 폐지한다면 여성정책 전반에 걸쳐 심각한 후퇴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복지부 "개편 필요성은 인정…현 시점에서는 시기상조"
복지부 또한 현 시점에서 이 같은 대대적인 조직개편은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했다.
변재진 장관은 "장기적로는 여성정책도 '복지'라는 큰 틀의 일부분으로 통합되어야 한다고 본다"면서 "다만 현 시점에서 꼭 이것을 정리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에는 (인수위와) 생각을 달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성복지부의 통합은 일장일단이 있다"면서 "흡수할 경우 생애 전 주기적인 복지서비스 통합서비스가 이루어질 수 있겠으나, 보건복지부의 업무가 워낙 다양하고 많으므로 우선순위에서 소홀히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 "복지부-여성부 업무중첩…통합부처 출범으로 힘 받을 것"
이에 대해 한나라당측은 복지부와 여성부의 업무가 상당부분 충첩되는 만큼 이를 정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같은 정부조직의 간소화가 오히려 옥상옥의 의사결정구조를 개혁, 정부부처의 유연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수위 정부개혁TF팀장을 맡아 정부조직개편을 이끌어 온, 박재완 의원은 "현재 우리나라 정부는 수직적 옥상옥의 상태에 있어 몸이 무겁고 느린 의사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한계를 가진다"면서 "이에 분산되어 있는 작은역할을 가진 조직들을 모아 통합부처를 만듦으로서 발빠르고 유연한 대응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성가족부가 복지부 통합되면서 여성가족정책의 비중이 낮아지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가 있으나, 마찬가지로 우리가 장애인정책이나 노인정책의 중요성을 감안해 다 독립부처로 둘 경우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록 부처가 늘어나지 않겠느냐"면서 "따라서 통합해 일관된 측면에서 논의하는 것이 더 나은측면이 있다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 의원은 "정부조직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새정부에 재량을 주어 청사진과 비젼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례"라면서, 정부조직개편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한 국회차원의 협조와 이해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