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의대의 그 많은 시설과 건물이 독지가들의 기부로 지어졌다는 말을 듣고 나니 가만히 있을수가 없었습니다"
의료계의 경영난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후학들을 위한 나눔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어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최근 고려대 의과대학에 30억을 기부한 유광사 여성병원장도 그 중 한명. 특히 유 원장은 대다수 기부가들이 부동산이나 주식 등의 자산을 기부한 것에 반해 30억의 전재산을 현금으로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아들과 딸 모두가 의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이만하면 충분히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도록 교육도 시켜준 셈이니 이제 돈을 어떻게 써야하는지를 가르쳐주고 싶었어요"
유 원장의 기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유광사 원장은 강서구 장학회 이사장, 고대의대 교우장학회 회장 등으로 활동하며 장학사업과 불우이웃돕기를 실천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도 고대의대에 1억원의 모교사랑기금을 전달하는 등 모교발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유광사 원장은 "아들이 하버드대에 유학을 나가서 처음으로 해외에 나가봤다"며 "나가보니 하버드대의 그 많은 건물과 시설들이 다 독지가들의 기부로 지어진 것을 알게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사실을 알고 나니 장학금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교육환경을 개선시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에 후배들이 조금이라도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모교에 기부를 결정했다"고 기부의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유 원장도 기부를 결정하는데 쉽지는 않았다. 우선 가족들의 동의가 필요했고, 기부에 대한 사회의 인식도 마음에 걸렸다.
유 원장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부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있는 것 같다"며 "어렵게 기부를 결정해도 '돈이 많으니 저런다'식의 편견으로 불편한 환경에 처하는 경우가 많더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식의 편견은 기부문화 확산에 걸림돌"이라며 "이러한 혜택을 본 후배들이 잘 성장하고 성공해 다시 모교와 사회에 재환원을 하는 기부와 나눔의 선순환이 우리나라에도 뿌리내리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고대의대는 이번 기부금으로 의대에 대강당을 증축할 계획이다. 국제회의까지도 가능한 대규모 강당이 될 것이라는 것이 의대측의 설명이다.
오동주 고려대 의무부총장은 "기부자의 뜻을 존중해 국제회의가 가능한 대강당을 증축하는데 기부금을 사용할 계획"이라며 "기부자의 이름을 기리고자 대강당의 명칭을 '유광사 홀'로 선정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