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는 경찰병원 정신과에 입원한 홍모 전경의 아버지가 입원 4개월 동안 아들의 면회를 제한받고 치료 중에 구타와 폭언 등 부당 대우를 당했다며 제기한 민원에 대해 경찰청과 경찰병원장은 주치의를 적절하게 조치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시정권고했다고 11일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민원인 홍씨는 경찰병원 정신과에 입원 치료 중인 아들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4개월 동안이나 면회를 신청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퇴원하는 사람을 통해 ‘산책도 못하고 구타를 당했다’는 편지를 보내오자 시정해 달라며 진정을 냈었다.
권익위는 경찰병원에 대한 현장조사를 한 결과 민원인 아들의 주치의 K씨는 합리적 이유 없이 친권자의 면회를 4개월 동안 허락하지 않는 등 부당한 제한을 가했고, 면회 금지 사유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등 「의료법」에 나와 있는 설명의무를 성실히 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아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수차례 병원을 방문한 민원인을 만나주지 않았다는 것도 주변인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했다.
또한 K씨는 홍 전경을 치료하면서 일반적으로 입원 2주가 지나면 산책·면회를 허용하는데 반해 홍 전경에게는 부대생활과 동일 수칙을 적용하는 치료를 한다는 이유로 산책을 제한하고, 치료와 면담중 머리를 때리고, 폭언 등을 한 사실도 간접적으로 확인했다.
이에 대해 주치의 K씨는 홍 전경이 병동생활은 무난하게 하는 반면 부대복귀 계획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경우 거부감을 나타내는 등 의도적으로 과장한다고 판단되어 이를 차단하기 위해 통상적인 부대생활 수칙에 준해 여러 제한을 가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K씨는 권익위가 보낸 답변서 요구 공문이나 관련 자료 제출 요청을 거부하고, 경찰병원 감사반의 요청 역시 거절했다.
권익위는 ▲ 치료목적을 이유로 한 생활제한(산책·면회 등)은 다른 방법으로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명백한 경우에 한해 극히 예외적으로 허용되어야 하고, ▲ 친권자의 의사로 입·퇴원이 임의적으로 가능한 정신병동 입원환자인 경우 일정한 관찰기간을 거쳐 친권자 면회를 통한 정신적인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 홍 전경이 의도적으로 부대복귀를 미루고 있다면 해당부대장 및 민원인에게 설명하고 협조받아 조치하는 것이 타당한데도 약 4개월 이상 친권자의 면회 요청을 전면 제한한 것은 부당하고 ▲ 머리를 때리고 윽박지르는 등의 행위는 치료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권익위는 “K씨가 ‘의료인은 환자나 환자의 보호자에게 요양방법이나 그 밖에 건강관리에 필요한 사항을 지도하여야 한다’는「의료법」제24조와 「정신보건법」제2조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 부당한 차별대우 금지, 자유로운 의견교환 및 환경 등을 보장받을 수 있는 권리’ 등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경찰청과 경찰병원장에게 K씨에 대한 적절한 조치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권익위에 군사 관련 고충민원 전담 조사팀이 있는 만큼 전·의경대원에 대한 경찰병원 치료과정에서의 부당한 대우는 물론이고 기타 전·의경 복무환경 등 처우개선과 관련한 고충민원에 대해서도 앞으로 지속적인 관심을 갖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