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행사가 있는 곳이라면 언제 어디서라도 카메라를 들고 나타나는 조선호(54) 원장.
동해번쩍, 서해 번쩍 카메라 후레쉬와 함께 등장하는 그는 의료계의 수퍼맨 같은 존재다.
궂은 날씨나 교통이 불편한 곳이면 한번 쯤 거를 법도 하지만 이 정도에는 끄떡없다는 듯 카메라 후레쉬를 터뜨리며 행사장을 누비는 그를 만날 수 있다.
2001년 첫 출사…올해로 7년째
그가 처음 카메라를 들게 된 것은 2001년 7월 카메라를 구입한 기념으로 제물포고등학교 동창회 모임 행사를 찍으면서부터다.
"아무생각 없이 찍어서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는데 어느새 그 모임에 활기가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계속 찍게된 게 7년째가 됐네요."
현재 그가 챙기고 있는 단체는 의사협회, 경기도의사회, 그의 모교인 제물포고등학교, 중앙대학교 총동창회 등.
제물포고등학교 총동창회 모임은 7년째, 의협은 5년째로 지금까지 그가 찍은 사진들은 각 단체의 역사가 되고 있다.
또한 자신의 찍은 사진을 통해 몰랐던 동창을 만나게 되고 회원들간에 얼굴을 익히게 됐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그는 큰 보람을 느낀단다.
"진료지장 없냐고요? 솔직히 조금"
지난해 그가 구운 CD만도 2천장. 지금까지 찍을 사진을 정리해 둔 노트북 용량은 80G, 100G 두개의 외장형 하드디스크도 이제 메모리가 부족할 지경이다.
이처럼 그의 활발한 활동에 '진료는 보는건가' 내심 걱정하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서는 "솔직히 진료에 지장이 있긴하다"며 웃어 넘겼다.
매번 행사에서 찍은 사진을 정리하고 CD나 DVD에 별도로 저장, 기록하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요한다. 또 간혹 슬라이드쇼나 플립앨범을 제작하다보면 별도의 여가시간은 커녕 진료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무엇보다 마음에 걸리는 것은 가족의 성화다.
"아들은 대학 유학을 가고 아내 혼자 있는데 제가 매일 돌아다니다보니 아무래도 불만이 많지요. 매일 건강과 진료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만 하라고 당부하지요."
하지만 이제 자신이 카메라를 들고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행사 분위기가 살아난다는 생각에 더욱 열심히 행사장을 누비게 된단다.
그의 공로를 인정한 경기도의사회는 최근 열린 대의원총회에서 그에게 공로상을 수여, 회원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의 공로상 수상에 대한 별도의 설명은 필요없었다.
이처럼 그를 인정해주고 아끼는 이들이 있는 한 그의 작업(?)은 계속될 듯하다.
앞으로도 뿔테 안경을 머리에 얻고 열심히 카메라 후레쉬를 터뜨리는 조선호 원장의 활약상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