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를 갖고도 취업하지 않는 간호사만 10만명이 넘습니다. 이들만 현업에 복귀시켜도 간호인력난은 해결할 수 있습니다"
대한간호협회 신임회장으로 선출된 신경림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료계의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간호 인력난에 대해 이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외국 간호사를 영입을 논하기 전에 유휴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먼저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현재 전국에 간호사는 24만 5천여명이지만 현재 일하고 있는 인력은 13만 5천여명에 불과하다"며 "결국 10만명의 간호사들이 면허를 갖고도 일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신경림 회장은 결국 중소병원의 처우문제가 간호사 인력난을 부른 최우선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잦은 야근과 적은 보수에 출산휴가마저 지켜지지 않으면서 간호사들이 더이상 근무할 수 없는 환경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서울의 대형병원의 경우 보수를 비롯, 근무체계가 안정돼 간호사들이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며 "하지만 중소병원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심지어 일부 중소병원의 경우 월급이 100만원에 불과한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며 "더욱이 중소병원들의 경영난으로 간호인력을 유지할 형편이 되지 않아 3교대 근무조차 지켜지지 않는 곳도 많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그는 "결국 저임금과 고강도 노동에 지친 간호사들이 중소병원을 떠나고 있는 것"이라며 "간호인력 부족현상을 논하기 전에 왜 간호사들이 중소병원과 지방을 기피하는가에 대한 분석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이같은 문제에 대해 정부와 병협, 간협이 힘을 합쳐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중소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며 의료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신경림 회장은 "현재와 같은 저수가 시대에서 이같은 열악한 처우문제는 중소병원만의 잘못만이 아니다"며 "의료단체와 정부, 모두가 함께 풀어야할 의료계 전체의 구조적 모순"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오는 4월부터는 정부와 병협, 의협의 실무진이 모여 이같은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논의의 장을 만들려 한다"며 "이 자리에서 '중소병원 지원육성법'을 제정하는 문제 등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