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개원 시장이 지극히 위축된 부산 지역에 메디컬 빌딩이 우후죽순 지어지면서,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빚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원 환경악화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메디컬빌딩 건립붐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28일 부산 지역 개원가에 따르면 신도시 지역뿐 아니라 주요 상권에 메디컬 빌딩을 표방하는 건물들이 세워지고 있지만, 실제 입주율은 높지 않다.
부산의 미래 중심상권으로 꼽는 센텀시티에는 5~6개의 메디컬빌딩이 세워지고 있지만, 입주가 확정된 곳은 아직 많지 않다.
기존 핵심 상권인 부전동 일대에도 핵심 메디컬빌딩 외에는 병의원 임대 광고가 붙은 건물을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남구의 한 메디컬 빌딩은 준공이 이미 한달이 지났지만, 10여층 건물에 단 한 곳만이 입주해 있다.
한 메디컬빌딩 분양업체 관계자는 "메디컬빌딩간의 경쟁이 심한데다, 의사분들이 신규 투자를 통해 메디컬 빌딩에 입점하는 것을 주저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면서 "분양가를 낮추는 등 유인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 의료계는 메디컬빌딩의 미달에 대해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내과를 운영하는 박모 원장은 "여기도 메디컬빌딩이고 저기도 메디컬빌딩이라고 광고한다. 당연히 공급 과잉이다"면서 "지역 경기가 워낙 위축되다보니 메디컬빌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는 것 같은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부산의 의원 수 증가는 배출되는 의사에 비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 2004년 1월 2002곳이던 의원급 의료기관은 2008년 1월 현재 2091곳으로 90여곳이 늘었다. 지난해에 비해서는 3곳 정도 늘어난 것.
지역별로는 발전 가능성이 있는 해운대구, 연제구와 성형외과 등이 많은 진구가 조금 늘어난 반면 나머지 구들은 대부분 현상태를 유지하거나 줄었다.
부산시의사회 관계자는 "부산은 경기침체에다 인구 이탈로 개원가가 지극히 위축된 상황"이라면서 "그럼에도 메디컬빌딩이 많이 지어지는 현상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