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실시되는 4·9총선을 앞두고 의사협회가 진료실 내 선거운동에 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지만 막상 개원가는 조용한 분위기다.
진료실 내 선거운동 등 의사로서 직접 선거운동에 나서기에는 현실적인 제한점이 많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A원장이 환자를 상대로 특정 후보를 지지했는데 마침 그 환자는 그 원장이 지지한 후보의 경쟁상대인 후보자를 지지하는 경우 자칫하면 환자와 괜한 시비에 휘말릴 소지가 다분하다.
그렇지 않아도 환자와의 라포형성 등 커뮤니케이션을 민감하게 생각하는 의사입장에서 무리한 선거운동은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강서구 한 개원의는 "진료실 내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에는 조심스러운게 사실"이라며 "특히 대부분의 의사들이 정치적인 문제에 휩싸이는 것 자체를 싫어해 직접 선거운동에 나서는 사례를 많지 않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아직 상당수의 의사들은 진료만 열심히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게 남아있는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회원들의 무반응도 문제지만 막상 선거운동에 나서려고 해도 후보 당사자가 부담스러워하는 경우도 있다.
지역의사회 한 관계자는 "총선 선거운동이 시작된 직후 지역 내 후보와 만나서 진지하게 얘기해봤지만 해당 후보는 자칫 잘못해 선거법위반 사항에 걸릴 수 있으니 그냥 있어달라고 당부했다"며 "막상 선거운동에 적극 나서려고 해도 회원들이 나서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와는 다르다…정치세력화 '꿈틀'
그러나 정치에 전혀 무관심했던 과거와는 달라졌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정치세력화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상당수 회원들이 선거운동에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의사협회는 물론 각 지역의사회들은 이번 총선에서 의사들도 선거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며 회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실제로 김해시의사회는 회원들에게 진료실 내에서 하루 1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한 뒤 후보들의 인물평을 정리해 제출하라고 공지했다. 게다가 일주일에 3번씩 문자를 통해 진료실 내에서의 선거운동에 대한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또 경남시의사회도 진료실 내 선거운동과 함께 후원회 조직에 나서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경남의사회 김홍양 회장은 "의사들도 많이 변했다"며 "점차 의사들도 정치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총선이 끝난 이후에도 계속해서 방법들이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에 나서서 총선 선거전에 나서는 등의 참여는 하지 않더라도 의사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 과거에 비해 달라진 점"이라며 "앞으로 점차 적극성을 띄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