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 치료제 거대품목인 ‘리피토’가 제네릭의 도전에 방어막을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1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화이자는 지난달 31일 결정된 스페인 항소법원 ‘리피토’ 특허인정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오는 24일로 예정된 국내 특허법원 심의를 선점하기 위한 강구책에 돌입했다.
화이자측은 스페인의 판결내용인 ‘2010년까지 리피토의 특허 인정’과 앞서 결정된 캐나다 연방순회 항소법원의 ‘리피토 제형 특허지지’ 등 일련의 승소 결과를 국내 언론에 전달했다.
3000억원이 넘는 한국 고지혈증 시장에서 840억원의 최고 매출액을 올리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리피토’ 입장에서 제네릭 출시는 달갑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특허법원 판결로 국내사들의 제네릭 출시가 이어질 경우, 신약의 20% 약가 인하가 불가피해 연간 200~300억원대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플라빅스’와 ‘노바스크’ 등 연간 1000억원대인 블록버스터 제품이 특허 임박에 따른 특허소송과 제네릭 출시로 매출손실이 진행되고 있어 화이자 입장에서는 사수의 고삐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화이자 관계자는 “캐나다와 유럽 등 선진국에서 오리지널 제품의 특허를 보호해야 한다는 법원 결정이 잇따르고 있어 한국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리피토의 이성질체에 대한 2013년 특허권은 약효성에서 인정받은 기술로 사리사욕을 떠나 보호돼야 한다”며 특허권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반면, 지난해 특허심판 소송에서 ‘리피토’ 패소 판결을 이끌어낸 동아제약과 CJ 등 7개 국내사는 ‘독점 남용’이라는 입장이다.
허가받은 제네릭 ‘리피논’을 보유한 동아제약측은 “이번 소송은 개발사의 특허권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20년간 누리던 독점권을 공동의 이익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언급하고 “만료된 물질특허를 이성질체로 변경해 특허기간을 연장하는 에버그린 전략은 외자사의 독점에 불과하다”며 소송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렇다고 국내사의 승소가 무조건 예상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사 한 관계자는 “제네릭 출시를 앞둔 업체들이 플라빅스 결과만을 믿고 있기에는 변수가 많다”면서 “최근 특허법원이 특허권 유지에 무게를 실고 있어 심판관에 따라 판결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해 화이자 변호를 맡고 있는 김&장 등 대형로펌과의 경쟁이 만만하지 않음을 내비쳤다.
양측의 이같은 주장과 별도로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자를 관리하는 의사의 입장에서는 저렴한 약가로 처방할 수 있고 다양한 공급업체가 생성된다는 면에서 처방범위가 넓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제네릭이 출시되더라도 처방패턴의 변화는 무조건적인 발매가 아닌 환자의 생명을 담보할 수 있는 생동성에 기반을 둔 안전성과 유효성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게 의료계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