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약대교수가 병·의원의 감기약 처방행태 및 환자들의 의약품 복용행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병·의원간의 지나친 경쟁의식과 무조건 빨리 낫기를 바라는 국민의식이 항생제와 주사제의 사용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약대 오정미 교수는 심평원 웹진 '약! 바루바루'에 실은 기고문에서 "우리나라는 감기로 인한 병원방문 및 약물사용이 너무 많다"고 꼬집었다.
오 교수는 가장 큰 문제로 불필요한 항생제와 주사제의 사용을 꼽았다. 그간의 대국민 홍보강화, 심평원의 적정성 평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들 약물의 사용비율이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것.
그는 "바이러스에는 항생제가 효과가 없기 때문에 세균에 의한 급성 상기도 감염이 아니라면 항생제가 처방되어서는 안된다"면서 "아울러 빠른 쾌유를 위해 경구, 또는 주사용으로 부신피질 호르몬을 사용하는데 이의 오남용은 신체리듬의 파괴 및 심각한 부작용으로 직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진해제나 거담제, 종합감기약의 사용도 지나치다는 것이 오 교수의 지적.
그는 "마른기침에는 진해제가 필요하지만, 가래가 많은 기침에 무조건적으로 진해제를 사용한다면 오히려 가슴이 더욱 더 답답해지고 감기가 악화될 수도 있다"면서 "또한 가래를 제거하기위한 거담제는 그 효과여부가 논란의 대상이지만 일부 병의원에서는 습관적으로 처방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종합감기약에 대해서도 "일반적으로 종합감기약에는 해열제, 진해제, 항히스타민제, 항울혈제 등이 처방되어 있는데 만약 코감기만 있다든지 아니면 목감기만 있을 경우에는 불필요한 약물을 복용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이 같은 감기약 오남용이 병·의원간 경쟁과 국민의식 부족의 산물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들 모두에 대한 의식개혁을 촉구했다.
그는 "항생제나 부신피질호르몬 등의 남용은 불필요한 처방을 남용하는 병의원에 1차적인 책임이 있으나, 흔히들 감기엔 병원에 가서 주사를 한 대 맞고 와야 빨리 낫는다던지 무조건 빨리 나아야한다는 국민의식 또한 그 근간을 이루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콧물, 기침, 발열 등의 증상에 대해서는 의사나 약사의 전문적 조언에 따라 꼭 필요한 약물만 복용하는 것이 급성 상기도 감염의 적절한 약물 요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