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필름 업체들이 최근 정부의 수가인하를 이유로 필름 공급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의료기관들이 상당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보건복지가족부가 방사선 필름 수가인하를 5월 1일에서 8월 1일로 3개월간 유예하겠다며 사태를 수습하고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방사선필름판매업협동조합 측은 계속해서 강경한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어 당분간 진통이 예상된다.
한국방사선필름판매업협동조합 김용갑 이사장은 "정부가 제시한 수가 인하 3개월 유예는 임시방편책일 뿐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대책이 아니므로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밝히고 "이 상태라면 의료기관에 필름 공급은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입가 올랐는데 수가 인하? 더이상은 안돼"
방사선필름 판매업계의 불만은 이미 몇 년전부터 시작됐다.
방사선필름판매업협동조합은 정부 측에 방사선필름에 대한 수가를 인상시켜줄 것을 재차 요구했지만 정부는 수가를 인상하기는 커녕 올해 5월부터 인하하겠다 발표하자 조합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것이다.
최근 원유 인상과 함께 방사선필름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은, 폴리에스테르 등 원자재 가격이 200~300% 급등함에 따라 필름 완제품가격이 상승한 상황에서 정부의 수가인하는 말도 안되는 조치라는 게 협동조합 측의 입장이다.
김 이사장은 "조합원들은 그동안 정부가 적절한 대안을 내놓기만을 기다리며 공급을 유지해왔는데 이 상황에서 수가까지 인하된다면 더이상 버틸 수 없다"고 강하게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방사선필름이 완제품 수입이라는 점을 감안해 수가책정에 있어 원가상승분(필름 수입가)을 반영해야한다"며 "원가상승분 대비 1.78배 정도라면 적정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병원보다 의원급이 더 문제…개원의들 '긴장'
영상의학과개원의들은 벌써부터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이처럼 국내 의료기관에 공급되는 방사선필름은 완제품을 전량수입해 사용하고 있어 만약 방사선필름 판매업체들이 공급을 중단하면 영상의학과 등 방사선촬영을 해야하는 의료기관에서는 당장 환자 진료가 중단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미 방사선필름이 아닌 컴퓨터로 전환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은 피해가 덜하지만 아직 필름사용이 많은 의원급 의료기관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영상의학과개원의협의회 양우진 회장은 "대학병원이나 대형화된 의원급 의료기관들은 컴퓨터 시스템으로 전환해서 피해가 없겠지만 영세한 의원급 의료기관 특히 지방은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양 회장은 "원자재가 인상된 상황에서 수가는 오히려 떨어졌으니 공급을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업체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협회원 보호차원에서 조만간 정부측과 만나 해결책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방사선필름 업체들의 입장이 워낙 강경한데다 당장 환자들의 불편이 예고됨에 따라 앞으로 정부가 어떤 대책을 제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