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목숨이 위험할 뻔 했던 외국인 노동자 2명이 가천의대 길병원의 무료수술로 새 생명을 찾았다.
가천의대 길병원(원장 신익균)은 최근 네팔인 로빈(남 37)씨와 인도네시아인 호노(남 21세)씨에 대해 각각 무료 치료와 수술을 시행, 두 사람이 현재 건강을 회복해 2일 퇴원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혜택을 받은 두 사람은 가천의대 남동길병원이 인천 남동공단 및 인근지역의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해 지난해 11월 실시한 ‘외국인 노동자 무료진료’를 통해 질병이 발견됐다.
특히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10년째를 맞고 있는 로빈씨는 최근의 불경기 탓에 몇 개월째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건강이 나빠져 자칫 목숨을 잃을 뻔한 심각한 상황이었다.
인천 남동공단과 안산 시화공단의 넥타이회사와 유리공장에서 일해 온 로빈씨는 100만원 정도의 월급 가운데 60만원을 매달 네팔에 있는 부모님에게 보내 왔으나 IMF 이후인 1998년부터는 지속적으로 일을 하지 못해 생활고를 겪어 왔다.
여기에 최근에는 불경기가 이어지면서 같은 네팔인 친구의 숙소에 얹혀살며 술로 시름을 달랜 탓에 심부전증에 빠져 심장기능이 정상인의 1/3 수준에 불과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이를 보다 못한 네팔인 친구가 평소 알고 지낸 가톨릭선교원에 도움을 요청했고, 남동길병원의 무료진료를 통해 지난해 12월 30일 가천의대 길병원에서 최인석 교수의 입원치료를 받아 건강이 회복됐다.
병원측은 무료치료가 로빈씨에게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곁에서 정성스런 간호를 해 줄 사람이 없다는 점 그리고 로빈씨가 현재 불법체류자 신분이라는 점을 고려해 가톨릭선교원측과 로빈씨의 귀향을 위한 지원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3월 산업연수생 자격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온 호노씨는 지난해 우연히 남동길병원의 무료진료에 참여했다가 ‘선천성 신장기형(중복 요관)에 의한 요로결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호노씨는 평소 소변을 보고 난 후 통증을 느끼기는 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며 이 때문에 고향인 인도네시아에서도 병원을 찾지 않았다.
그러나 호노씨의 경우 이 같은 증세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신장기능 저하에 따른 요로감염, 신우신염 등으로 생명에 큰 위험요소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이번에 증세가 발견됐고 가천의대 길병원 비뇨기과(과장 이종복)에서 ‘요관류절제술’을 받은 후 역시 건강을 되찾았다.
로빈씨와 호노씨는 퇴원에 앞서 “한국에서의 생활이 힘들기도 하지만 이렇게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따뜻한 온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신익균 원장은 “인천은 남동공단 등 우리나라의 대표적 공업단지가 밀집된 곳인 만큼 외국인 노동자의 수도 10만명 안팎을 헤아리고 있다”며 “2년전부터 남동길병원을 통해 ‘외국인노동자 무료진료’를 시행해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부터는 ‘외국인노동자 무료진료소’를 상설화 해 2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무료진료를 실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