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치료제 푸제온은 왜 이렇게 구하기가 힘든걸까. 백혈병치료제 스프라이셀은 왜 이렇게 비싼걸까.'
건강세상네트워크가 27일 1시 30분부터 주관한 '환자, 권리를 말하다'라는 행사에서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정소원 씨는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그 이유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제약회사의 특허권, 환자 의약품 접근성 제한
먼저 정씨는 제약회사가 터무니 없는 가격으로 약을 판매하고 공급중단이 용인되는 것은 제약회사의 독점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이는 의약품에 대한 특허권에 의해 문제가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정씨는 "개발된 의약품에 대해 경쟁이 되면 약가도 떨어지겠지만 현재 제약회사는 신약을 개발하면 특허권을 취득함으로써 다른 회사가 해당 약을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며 "특허권이 환자의 의약품 접근권을 제한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약회사에서 약을 개발하는데 소요되는 연구개발비에 대해 일체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제기 했다.
제약회사는 약값이 비싼 이유가 연구개발비 때문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연구개발비보다 마케팅비용이 더 많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정씨는 2005년 매출액 상위 30개 제약회사의 마케팅비용 분석표를 통해 GSK는 매출액의 11.5%(352억원)을 일동제약은 매출액의 9.8%(193억원), 동아제약은 매출액의 8.9%(475억원)을 소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돈 되는 질환에만 몰두하는 제약회사 '지적'
또한 그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제약회사의 방침때문에 국가별로 의약품 접근성에 제약을 받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제기했다.
정씨는 "제약회사의 연구개발은 약을 구매할 능력이 있는 선진국 국민들의 질병에 치우쳐 있다"며 "제3세계의 풍토병이나 말라리아, 결핵 등 소위 돈이 되지 않는 질환은 연구개발을 하지 않거나 약이 있어도 판매하지 않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로슈의 에이즈치료제인 푸제온이 출시되지 않고 있는 실태에 대해 지적하며 이는 결국 이를 판매하는 제약회사가 한 병당 2만5000원 수준인 우리나라의 보험상한가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베링거인겔하임의 경우 브라질의 특허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에이즈치료제인 티프라나비르 출시를 거부한 사례도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정씨는 "비싸서 살 수 없고 제약사가 공급하지 않아 구할 수 없는 약은 약도 아니다"라며 "우리의 세금과 공적 자금은 연구개발에, 환자들을 활용한 데이터는 임상시험에 사용하고 있는 것 만으로도 이미 우리는 의약품에 많은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건강세상네트워크는 5월 26일부터 31일까지 6일간을 환자권리 주간으로 정하고 '환자, 권리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