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치료 경구용 항암제인 ‘이레사’(성분명 Gefitinib)가 표준치료제인 ‘탁소텔’보다 질환 진행을 현격히 감소킨다는 국내 임상 결과가 발표돼 주목된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김상위 교수(사진)는 3일 오전 아스트라제네카(AZ) 주최로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ISTANA’(비세포폐암 2차 치료제 이레사 국내임상) 결과발표를 통해 “2차 항암 표준치료제인 ‘도세탁셀’(상품명 탁소텔)과 비교해 폐암의 진행위험을 27% 낮추는 성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05년 9월부터 2006년 9월까지 1년간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 분당병원, 세브란스병원, 고대 안암병원, 강남성모병원 등 6개 기관이 참여해 진행성·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161명의 비교시험으로 실시된 3상 연구이다.
같은 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제44회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동시에 발표된 이번 한국 임상은 AZ의 ‘이레사’와 사노피-아벤티스의 ‘탁소텔’간 교차 연구로 폐암이 진행되는 기간을 비교한 결과라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이다.
연구설계는 18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1대 1 무작위 배정방식으로 경구용 ‘이레사 250mg'을 1일 1회 복용하고, ’도세탁셀‘의 경우 75mg/㎡ 3주마다 투여하는 동일한 환자군 분포도를 취했다.
또한 종양크기의 30% 감소를 의미하는 객관적 반응률에서도 ‘이레사’가 28.1%, ‘도세탁셀’이 7.6%로 3배 이상의 월등한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사망환자군과 삶의 질 면에서는 두 약물간 통계적 유의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신체·기능적 삶의 질을 의미하는 ‘TOI’ 설문에서 ‘이레사’(26.5)가 ‘도세탁셀’(13.6%)에 비해 2배 높은 수치를 보여 신체기능에 효과가 있음을 반증했다.
다만, 유해사례 중 ‘이레사’의 특이반응로는 발진·여드름, 가려움증, 설사, 소화불량, 객혈 등에서 ‘도세탁셀’에 비해 2배에서 9배 높은 수치를 보였고, ‘이레사’에만 사망 환자 2명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 김상위 교수는 “이번 임상은 2009년 1월까지로 예정돼 중간보고 형식을 취해나 생존율 보다 무진행 생존기간에 중점을 둔만큼 최종결과와 동일하다”면서 “부분적인 보험 적용되고 있는 이레사가 이번 국내 독자 임상을 통해 폐암 2차 치료제로 정립되는데 손색이 없을 것”이라며 'ISTANA' 임상의 의미를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레사 사망환자 2명 중 1명은 치료와 무관하고 나머지 1명은 관련성을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가능성을 보고했다”며 “예후가 안좋은 비세포폐암 환자의 생존율을 결론내는 것 보다 생존기간과 삶의 질에서 우수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2004년 출시된 ‘이레사’는 1차 항암제 사용자나 여성, 비흡연, 선암 등 2가지 요건을 충족할 경우에만 2차 약제로서 보험이 적용돼 사실상 말기암 환자를 위한 3차 치료제로 규정되어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