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시장의 불황이 계속되면서 전문의 자격을 가지고도, 간판에 전문과목을 적어넣지 않는 이른바 '미표시의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올 1분기 현재 전문과목 미표시 의원은 전국 4500여개소. 과목별로는 특히 가정의학과와 외과에서 전문과목표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의원급 의료기관 현황에 따르면 올 1분기 현재 의원급 의료기관은 전국 총 2만6217개소로, 이 가운데 전문과목미표시 의원은 4527개소로 집계됐다.
이 중 일반의원 2605곳을 빼면, 전문의 자격을 가지고 개원시장에 진출한 의원 5곳 중 1곳이 과목표기를 포기한 셈이다.
전문의들의 전문과목미표시는 해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 실제 미표시의원은 지난 2005년 1분기 3881개소에 그쳤으나, 2006년 4133개소, 2007년 4337개소 등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가정의학과 전문의 3명 중 2명, 외과 2명 중 1명 과목표방 '포기'
과목별로는 가정의학과와 외과에서 미표시를 택하는 사례가 가장 많았다.
3월말 현재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대표자로 있는 의원 중 전문과목을 표시하지 않은 곳이 전국 총 1429곳(전체 미표시 대비 31%), 외과 전문의 명의로 개설된 미표시 의원이 1013개소(22%)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 것.
올 1분기 개원시장내에서 가정의학과와 외과를 표방하고 있는 의원이 각각 734개소, 1034개소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정의학과 전문의 3명 중 2명, 외과는 2명 중 1명이 전문과목의 표시를 포기한 셈이다.
또 산부인과와 마취통증의학과, 흉부외과 등도 미표시의원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3월 현재 산부인과 전문의가 대표로 있음에도 전문과목을 표방하지 않은 의원은 전국 총 460개소, 마취통증의학과와 흉부외과는 각각 256개소, 233개소로 집계됐다.
이 중 산부인과의 경우 전문과목미표시 의원이 지난 2005년 1분기 190곳에서 3년만에 2배가 넘게 늘어나 급격한 증가세를 기록했다.
한편 기타 주요과목에서는 △소아청소년과/ 비뇨기과 160개소 △영상의학과 135개소 △내과 117개소 △정신과 122개소 등이 대표자의 전문자격과 상관없이 과목표시를 포기한채 개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